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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드 '살인 미소'에 미국이 푹 빠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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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하인스 워드가 수퍼보울 MVP 부상으로 받은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앞에서 열쇠를 흔들며 웃고 있다. 워드는 수퍼보울 우승과 MVP 선정에 따라 약 1000만 달러를 보너스로 받게 된다. [디트로이트 AP=연합뉴스]

6일(현지시간)자 유에스에 이투데이(사진위)·피츠버그 트리뷴 등 미국의 신문들은 일제히 1면을 워드의 사진으로 장식했다. [AP=연합뉴스]

흰 이를 드러내며 활짝 웃는 하인스 워드의 '워즈 스마일(Ward's smile)'이 미국을 대표하는 미소로 떠올랐다.

이미 수퍼보울이 열리기 전부터 워드의 '살인미소'는 미 프로풋볼리그(NFL)를 상징하는 테마였고, 수퍼보울의 화제였다. 미국의 스포츠전문채널 ESPN은 스포츠뉴스 시간에 '사라지지 않는 워드의 미소'를 주제로 아무리 거친 태클을 당해도 늘 웃음을 잃지 않는 워드를 소개했다. 또 미국의 스포츠전문지 '스포팅뉴스'는 '스틸러스 공격의 관건은 하인스 워드'라는 제목의 예고기사에서 "워드는 마우스피스(치아 보호장구)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헬멧을 쓴 워드에게서 반짝이는 것은 그의 미소다. 상대 수비가 악의적인 태클로 그의 미소를 빼앗으려 해도 그 미소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스틸러스의 리시버담당 코치 블루스 에어리언스는 그의 미소를 '암살자 미소'라고 부른다"고 소개했다.

수퍼보울 MVP로 미국의 영웅이 된 워드는 7일(한국시간) 월트 디즈니 광고촬영을 위해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있는 디즈니 월드를 찾았다. 워드는 자신을 꼭 닮은 캐릭터 미키마우스와 함께 퍼레이드를 하며 특유의 환한 미소를 선보였다. 워드는 이미 스틸러스 동료와 함께 월트 디즈니의 광고 '난 디즈니 월드로 간다(I'm going to Disney World)'에 모습을 드러냈고, 디즈니사는 수퍼보울이 끝난 뒤 워드와 팀 동료 제롬 베티스를 광고모델로 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워드와 디즈니는 '환상의 조합'이다. 워드는 자신의 오른팔에 '하인스 워드'라는 한글문신 아래쪽에 미키마우스가 풋볼을 들고 달리는 캐릭터를 새겼다. 워드는 미키마우스 문신을 한 이유에 대해 "미키마우스는 즐거움을 상징한다. 슬퍼하지 않는다. 그게 바로 내가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이라고 자신의 낙천적인 인생관을 밝힌 바 있다.

워드의 '살인미소'는 평정심과 겸손함에서 비롯된다. 워드에게는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고, 웃음으로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는 태도가 몸에 배어 있다. 그는 이번 수퍼보울을 앞두고 갑작스러운 복통을 일으켰지만 동료에게 나약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책임감 때문에 홀로 화장실에 가서 구토를 했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아무도 이 사실을 몰랐다가 미국의 스포츠 잡지인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의 칼럼니스트 피터 킹이 경기 후 워드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이 사실을 밝혔다. 킹은 "이번 수퍼보울은 워드의 수많은 경기 가운데 복통을 참고 뛴 첫 경기였다. 그는 그 힘든 과정을 이기고 MVP가 됐다"고 전했다. 그러자 "워드의 천진난만한 살인미소는 그의 사려 깊은 사고방식에서 나온다"는 여론이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워드는 7일 미국의 주요 신문 프런트 페이지를 독차지하다시피 했다. 뉴욕 타임스는 프런트면 왼쪽 상단에 워드가 엔드존으로 뛰어드는 사진을 실었고, 유에스에이 투데이는 워드가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우승 트로피)에 입맞춤하는 사진으로 1면을 장식했다. 그때 워드의 입가에는 여지없이 특유의 미소가 흐르고 있었다. 워드는 8일 스틸러스의 연고지 피츠버그에서 우승퍼레이드를 한다. 이 장면은 미 전역에 방송되며 수퍼보울 MVP는 통상 데이비드 레터맨을 비롯한 미국의 인기 방송프로그램에 초대받는다. 그 자리에서 그의 '살인미소'는 또 한번 빛날 것이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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