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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성조숙증, 플라스틱 장난감·젖병 속 환경호르몬과 관련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4면

성조숙증은 환경호르몬이라고 불리는 내분비계 장애물질의 영향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플라스틱의 가공을 쉽게 하는 ‘프탈레이트’가 대표적이다. 플라스틱에 따라 이 성분이 쓰이기도 하는데 플라스틱 장난감에 들어 있을 수 있다. 코팅제로 많이 사용되는 ‘비스페놀A’도 문제다. 이 성분은 통조림 안쪽 코팅이나 종이 영수증 발색 촉매제로 쓰인다. 캐나다는 아기 젖병에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전국 초·중·고생 1820명을 대상으로 인체 내 환경유해물질 농도를 조사했더니 어린이(6~11세) 소변 속 비스페놀A 농도가 1.41㎍/g으로 성인(0.88㎍/g)의 1.6배, 프탈레이트 대사체의 농도는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조숙증 환자는 특정 호르몬(kisspep tin/GPR54)축이 활성화돼 있다. 이 호르몬은 사춘기의 시작을 조절하는데, 이게 활성화된 것은 사춘기가 시작됐다는 의미다. 환경호르몬이 특정 호르몬을 과도하게 활성화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일부 부모는 “성장촉진제를 투여한 동물의 고기를 먹으면 성조숙증이 나타나는 게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나 아직 연관성이 입증되지 않았다.

살충제 일부 화학성분이 성조숙증과 관련 있다고 알려져 있다. 2001년 벨기에 리에주대학의 논문을 보면 입양아의 성조숙증 유병률이 벨기에 어린이에 비해 80배나 높았다. 입양아들의 혈중 DDE(살충제 DDT의 분해산물) 농도가 10배 높았다. 연구진은 입양 전 노출된 DDT가 강력한 여성호르몬의 일종인 에스트라디올과 같은 작용을 하면서 성조숙증을 일으킨 것으로 해석했다. 한국에선 DDT 사용이 금지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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