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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FTA 재협상 위기 피하기 위해 … 미국산 셰일가스·석탄 더 사주기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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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막기 위한 정부의 당면과제는 ‘대미(對美) 무역흑자 축소’다. 미국이 각종 FTA 재협상의 이유로 든 것이 자국 무역적자 확대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1월 무역적자는 484억9000만 달러로 2012년 3월 이후 최고치였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FTA 체결 이후 자국산 물품의 수출보다 외국산 물품의 수입이 더 늘어나 무역적자가 불어났다고 주장한다. 실제 미국의 무역적자 확대에 한국도 한몫한 건 사실이다. 한·미 FTA 발효 이후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2011년 116억4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232억5000만 달러로 늘어났다. 2015년에는 258억 달러를 넘기도 했다. 한·미 FTA 재협상을 막거나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흑자 폭을 줄여 미국을 달래야 할 판이다.

일본도 셰일가스 수입 대폭 늘려 #1월 대미 무역흑자폭 26%나 줄어

정부는 미국산 셰일가스·원유·석탄·자동차·항공기 등의 수입을 늘려 흑자 폭을 줄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셰일가스는 일본이 선수를 쳤다. 일본은 셰일가스 수입을 본격화해 1월 대미 무역흑자를 전년 동월 대비 26%나 줄였다. 한국도 한국가스공사가 6월부터 20년간 연간 280만t의 미국산 셰일가스를 들여온다. SK E&S와 GS EPS는 2019년부터 20년간 각각 연 220만t, 연 60만t씩 수입할 예정이다. 한국전력 산하 5개 발전사는 미국산 석탄을 ‘공동구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효과는 미지수다. 미국산 에너지 자원의 경우 사업성 측면에서 수지 타산이 맞지 않는다. 민간기업들은 셰일가스를 LNG 발전용으로 들여올 계획인데 국내 LNG 발전소의 가동률은 2012년 65%에서 지난해 38%로 낮아진 상황이다. 미국산 원유나 석탄은 운송비가 비싸 경제성이 떨어진다. 자동차와 항공기 수입 확대는 전적으로 민간기업이 결정할 문제다.

세종=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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