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춤으로 풀어내는 열정·끼

중앙일보

입력

"쫄쫄이 타이즈 신고 배 튕기고 무릎 찍는 장면 떠올려 한물간 스포츠 쯤으로 대접받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에어로빅은 유산소 운동, 유산소 댄스의 총칭입니다. 힙합 리듬에 맞추면 힙합댄스가 되고 재즈리듬에 맞추면 재즈댄스가 되는 거죠. 춤 좋아하고 리듬 타고 싶다면 단연 에어로빅이죠."

지난 2월 4일 호수공원 주제광장에서 열린 '건강달리기캠프'에서 열정적인 댄스시범을 통해 분위기를 후끈 달궈준 카스파 일산동아리의 회장 전유정씨의 에어로빅에 대한 일설이다.

카스파 일산 동아리는 전유정(27) 강사를 주축으로 한 강사와 교육생의 모임이다. 초등 3학년 때 엄마 따라 나섰다 재미 붙이고 칭찬 들으며 당시 강사만의 특전이었던 '유리타이즈'를 꿈꿨던 전씨. 그는 상고 졸업과 동시에 자격증을 거머쥐고 프로로 입문했다. 춤만 잘 추면 강사 되는 실정을 바로잡겠다는 발칙한(?) 포부를 품고 교육전문 강사로 활동했고 지난 2002년 일산에 지부를 낸 것.

전씨의 손을 거친 프로강사가 30명. 소수정예, 이론과 실전을 겸비한 강사를 양성하겠다는 원칙은 단 한 번도 흐트러뜨린 적이 없다. 10년차. 춤에 대한 열정, 어리지만 당차고 올곧은 이상 때문일까. 최근 입소문을 타고 카스파의 문을 두드리는 이들이 하나 둘 늘고 있다.

"소심하고 수줍던 교육생이 강사로 잘 자리잡는 걸 보면 가슴이 절로 따뜻해집니다. 춤에 대한 끼와 갈망도 크지만 에어로빅을 계속하는 진짜 이유인 거 같아요."

1기 김애경씨부터 6기 교육생 김수연씨까지 12명은 어디고 빠지지 않는 열성멤버다. 수연씨를 제외하곤 죄다 아줌마. 이 때문에 예전만큼 자주 뭉치지는 못하지만 가족처럼 챙겨주는 정이 살뜰하다.

탄탄한 팀워크와 정(情)은 카스파 일산동아리만의 자랑. 박애원.국군벽제병원 등을 찾아 체조교실을 열고 말벗이 되는데 누구도 거리낌이 없었다. 봄 가을이면 홀트아동복지회에서 열리는 휠체어 농구대회에 치어리더를 자처해 활동하는 건 연례행사. 장애인 걷기대회, 롯데백화점 창립행사, 건강달리기캠프 등 판이 벌어지는 곳이면 어디고 나서 흥을 돋우는 것은 이제 카스파 회원들의 몫이 되었다. "모두 기운 창창하니 어디고 불러달라"는 주문도 놓치지 않았다.

7명 강사에게 딸린 회원이 500여명. 전씨는 올해 이들을 라페스타 무대에 세울 작정이다. 작품발표회를 마련해 에어로빅에 대한 불편부당한 시선도 씻고 회원들의 주체할 수 없는 끼도 만방에 선포하고 싶어서다.

세월 타고 춤에 대한 인식도 세련인가. 춤 못 추는 이 없고, 춤 출 수 있는 동아리 또한 널린 게 사실이다. 하지만 카스파 회원들의 춤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만난다면 꿈은 더 가까이 당길 수 있겠다. 문의 011-9175-1429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