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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월 팬들이 손흥민에게 외친 'DVD'의 진짜 의미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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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이 밀월과의 FA컵 8강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한 직후 홈 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사진 토트넘 페이스북]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이 밀월과의 FA컵 8강전에서해트트릭을 달성한 직후홈 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사진 토트넘 페이스북]

잉글랜드축구협회(FA)가 경기 도중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손흥민(25·토트넘 홋스퍼)에게 인종차별적인 구호를 외친 밀월 FC(잉글랜드 3부리그)의 일부 팬들을 처벌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FA, 인종차별 혐의로 밀월팬 조사 착수

손흥민은 13일 영국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린 밀월과의 올 시즌 FA컵 8강전에서 3골 1도움을 기록하며 소속팀의 6-0 대승을 이끌었다.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역대 최초로 공식경기 해트트릭을 달성했고 경기 MVP로도 선정됐다.

이날 경기에서는 손흥민의 맹활약에 약이 오른 상대팀 밀월 팬들 중 일부가 인종차별적인 구호와 노래를 부른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었다. 이들은 손흥민이 볼을 잡을 때마다 한 목소리로 "DVD"를 외쳤다. '불법 복제 DVD를 파는 아시아인'이라는 의미로, 백인 인종차별주의자들이 아시아인을 비하할 때 주로 쓰이는 단어다.

이들은 "그(손흥민)가 너의 래브라도를 먹어치운다(he eats your labrador)"는 노래도 불렀다. 원숭이 울음소리를 흉내낸 듯한 소리도 간간이 울려퍼졌다.

FA가 밀월 팬들을 인종차별혐의로 조사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일본 언론도 관심을 나타냈다. 인터넷 매체 '풋볼존 웹'은 13일 "한국인 공격수 손흥민이 'DVD 3장을 5파운드에 판다'는 내용의 인종차별성 구호를 들으며 뛰어야 했다"고 전하면서 "이는 아시아 선수들을 비하할 때 종종 등장하는 표현"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손흥민의 팀 동료 카일 워커도 손흥민이 첫 골을 터뜨린 직후 똑같은 내용의 구호를 들었다고 털어놓았다"면서 "밀월 감독 또한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이라며 일부 팬들의 행위를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밀월은 앞서 레스터시티와 치른 16강전에서도 오카자키 신지에게 비슷한 내용의 인종차별적 구호를 외친 바 있다. 당시 밀월 구단이 벌금을 물었지만 팬들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FA는 밀월 팬들의 부적절한 구호와 관련해 주심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정밀 조사와 함께 징계 절차에 나설 예정이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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