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성적이쑥] "공부는 엉덩이로" 인내심부터 다져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3면

각 대학 합격자 발표가 끝나기도 전에 재수생 전문 학원에는 내년 입시를 겨냥한 학생들의 등록 행렬이 밤 늦도록 이어졌다. [중앙 포토]

이제 2006학년도 대학 입시도 일단락돼간다. 합격자 1차 등록이 7일로 끝났고, 8일부터는 2개 이상 대학에 복수 합격한 학생들의 이동에 따른 예비합격자들의 추가 합격 소식이 전해진다. 합격 소식을 듣지 못한 학생들은 실망의 늪에 빠질 것이다.

그러나 낙담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실패한 학생과 학부모들은 감정을 추스르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힘을 내야 할 시점이다. 이제 '재수'라는 재도전의 계획을 세워보자.

첫째, 재도전에 동기를 부여하자. 재수의 동기를 크고 강하게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 인생의 목표를 먼저 세워야 한다. 지금은 늦어 보여도 1년 투자해서 자신이 원하는 멋진 인생을 산다는 것은 도전해 볼 만한 것이다. 그 동기는 높게는 국가관, 종교적 실천, 사회적 의무감 등 원대한 이상일 수도 있고, 낮게는 개인적인 출세를 위할 수도 있지만 일단은 인생의 목표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 목표가 신중한 사고를 거쳐 정해진 것일 때 재수 과정에서의 갈등을 '제비가 물을 차고 스쳐 나가듯' 극복할 수 있다.

둘째, 목표 대학과 학과를 선언하자. 내가 1년을 투자해 이루려는 인생의 중간지점으로서의 대학과 전공을 분명히 정할 필요가 있다. 가슴속 밑바닥에 웅크렸던 나의 목표를 끄집어내는 것이다. 그래야 그 목표에 걸맞게 생각하고 행동하게 된다. 자신이 공부하는 이유가 분명해지는 것이다.

셋째, 목표 대학에 걸맞게 생활을 바꿔보자. 공부는 습관으로 하는 것이다. 수능시험을 치른 후 2~3개월의 공부 공백이 있었다. 공부를 안 하던 상태에서 공부하는 상태로 바꾸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 단계에선 공부는 엉덩이로 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오래 앉아 있으며 인내심을 길러야 한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규칙적인 생활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한다. 통학 시간에 외우는 영어 단어.숙어, 그리고 쉬는 시간을 이용해 앞 시간 수업 내용 훑어보기가 생활화되고 지각.조퇴 안 하기 등 개인적인 금기사항을 실천해야 한다. 그리고 환골탈태하기 위해 사소한 부분까지도 생활의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와 같은 몸 상태가 되면 저절로 가속도가 붙어 공부가 쉬워진다. 재수 성공의 3분의1은 인내와 끈기를 바탕으로 하는 자기관리 능력의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넷째, 학습방법의 변화를 이루자. 대입에서 실패한 전형적인 모습은 모호한 지식을 가진 상태에서 문제 풀이의 반복훈련을 통한 패턴 익히기를 공부로 생각하는 것이다. 자신이 지난해에 했던 공부 방법 그대로 열심히 하면 성적은 조금 오른다.

그러나 새로운 학습 방법을 귀담아 듣고, 연구하고 실천하면 더 많이 오른다. 수능에 대한 새로운 학습방법의 핵심은 중요한 것, 덜 이해된 것에 대해 '문제 풀이의 양보다 질로 승부하는 것'이다. 좀 더 폭넓고 깊게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어떤 주제의 원리를 깨달아야 한다. 이를 통해 문제에 대한 분석력을 기르는 것이다. 그래서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다. 암기할 수도 있다. 공부는 암기와 이해의 적절한 조화다. 그러려면 수능 기출문제를 꼼꼼히 분석해 출제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움이 필요하면 교육과정평가원에서 발행한 '수능 출제 매뉴얼'을 참고하면 좋다. 모의고사를 통해 점수라는 숫자보다 단원별 출제 문항 수는 물론 사고력을 묻는 문제나 ㄱ,ㄴ,ㄷ 선택형문제 등을 분류해 나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해야 한다.

다섯째, 풍부한 감성을 갖자. 성실한 생활태도와 수능에 정통한 올바른 학습법을 가진 학생은 흔들리지 않는다. 그러지 못한 학생들이 여러 가지 핑계로 재수를 포기하며 옆길로 샌다.

제대로 된 생활과 학습을 해도 성적이 금방 오르지는 않는다. 많은 양을 쌓아야 질적 성적 향상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그 질적 성적 향상의 시기는 기계적으로 잴 수 없어서 자신감이라는 연료와 풍부한 감성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

단기적으로 노력한 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마음속에서 내가 최선을 다했으므로 올 수능에서 '대박이 날 것 같아' '결과에 승복할 수 있어'라는 담대한 마음으로 생활해야 한다. 그래서 대학에도 합격하고 재수 생활을 승리로 이끌어 인생에서의 자신감도 얻는 기간이 되기를 바란다. 재수는 '내 인생의 오점이 아닌 전환점'이라고 생각하자.

조광연 청솔학원 입시컨설팅 이사·평촌청솔학원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