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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방경위·행방은 안개속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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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파리=홍성호특파원】○…26일 석방된 것으로 알려진 도재승서기관은 베이루트의 회교도지역에서 하룻밤을 지낸뒤 27일 하오5∼6시사이 중동항공 (MEA)편으로 쿠웨이트나 바레인을 거쳐 KAL편으로 귀국했다는 이야기가 널리 나돌고 있다.
베이루트의 소식통들은 도서기관이 다른 일행1명과 함께 이날 하오 걸프만 연안국으로 향하는 항공기에 탑승했으며 베이루트 공항까지는 아말 민병대원들이 경호했다는 풍문이 나돌고 있다고 28일 전했다.
베이루트공항에는 하오 5∼6시대에 10∼20분 간격으로 쿠웨이트·바레인·두바이(UAE)·도하 (카타르) 등으로 떠나는 항공기가 있으나 도서기관의 경유지가 어디인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고 일부에서는 베이루트와 직행노선이 있는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아부다비가 첫기착지일 것이라는 풍문도 나돌았으나 이 역시 확인되지 않았다.
걸프만 연안국주재 한국대사관들은 도서기관의 경유지 확인질문에 대해 한결같이 『전혀 아는바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특히 아부다비한국대사관의 경우 유달리 다른 지역에 비해 전화통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폭주해 혹시 도서기관이 이곳을 경유할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갖게했다.

<아부다비 경유 추측도>
○…도서기관 납치범들과의 석방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끈 한국의 고위관리는 「미스터 송」또는 「미스터 성」으로 불리는 인물이며 그는 지난23일 몸값을 들고 베이루트에 도착,2일만에 협상을 매듭지은뒤 도서기관과 함께 귀국길에 오른것으로 현지소식통들은 말하고있다.
그가 도서기관의 석방조건으로 지불한 액수는 현재 베이루트에서 1백만달러,2백만달러 이상, 그리고 구체적으로1백35만달러였다는 이야기들이 나돌고 있다.
달러당 환율이 연초의 1백파운드선에서 최근 6백20파운드까지 치솟은 레바논의 인플레때문에 도서기관의 몸값은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이방지대인 레바논에서는 엄청난 액수로 주목받고있다.3년전만해도 달러당 20파운드선이던 환율이 이처럼 바뀌는 통에 레바논 육군대령의 월급은 5∼6년전의 1천3백달러 수준에서 현재는 50달러로 될만큼 인플레가 심하다는것.

<공개석방 절차없어 이도>
○…과거 다른 인질이 석방됐을 때와는 달리 도서기관의 경우 TV회견등 공개석방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은 앞서의 몸값 지불문제가 레바논정부의 입장을 곤란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종전의 경우 법무성이 중재하여 납치범들로부터 인질을넘겨받아 석방하는 것이 관례였으나 도서기관 경우는 매듭단계에서 거액의 금전수수 사실이 먼저 보도됨으로써 「나비·베리」법무상이 난처했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나비·베리」가 도서기관 석방사실을 밝히며 몸값을 지불한것은 유감이라고 말한 것도 이러한 사정때문인 것으로 볼수있다.
이때문에 도서기관은 TV에얼굴사진만 한번 비쳐진채 레바논정부의 석방회견 없이 끝났을 것으로 현지에서는 보고 있다.

<한국대사판 바로뒤서살아>
○…베이루트의 소식통들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도서기관은 석방직전까지 베이루트 남쪽 25km떨어진 시돈항에 있는 팔레스타인 캠프에 억류되어 있었으며 납치범은 「아부·니달」그룹의 과격단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돈항은 말레스타인 게릴라의 최대 근거지로 각각 7만5천명,3만5천명 규모의 난민갬프 2개소가 있는 곳.
도서기관은 이에앞서 지난해1월 납치된후 수개월동안은 베이루트주재 한국대사관 바로 뒤족 약8백m거리에 있는 역시팔레스타인계열의 마리아스 캠프에 수용되어 있었으나 지난해 이일대에서 벌어진 헤즈볼라와아말파간의 캠프전투때 시돈항쪽으로 옮겨졌다는 것.
이들 아랍세력과 밀접한 한소식통은 도서기관이 납치 당시범인들의 폭력에 강력히 반항하다가 총 개머리판등으로 얼굴을 얻어맞아 심한 상처를 입었으며 그 직후 캠프에 수용되면서 단식투쟁을 벌여 1주일동안 물 외에는 음식을 입에 대지않아 건강이 한때 매우 악화됐었다고 전했다. 도서기관은 월남전 참전때 익힌 태권도로단신 납치범들과 심한 몸싸움을 벌였으나 여러명의 납치범들이 총기를 휘두르는 바람에 더이상 반항하지못한채 끌려갔었다는 것이다.

<현지방송서 매시간 보도>
○…베이루트의 기독교 팔랑헤당소속 카타힙 라디오 (Voice of Lebanon),자유레바논방송, 회교TV인 채널7, LBC-TV등 주요방송들은 28일 중요 뉴스시간마다 도서기관의 석방 소식을 보도했으며 거액의 몸값지불을 초점으로 다루었다.
카타힙 라디오는 2백만달러이상의 몸값이 석방조건으로 지불됐다고 보도했으며 아랍계 TV는 납치당시 3백만달러를 요구한 전투혁명조직이 1백만달러로 협상에 응해 도서기관이쿠웨이트를 경유,귀국길에 올랐다고 이날 하오6시35분 (현지시간)뉴스에서 보도했다.
한편 도서기관 석방 1보를낸 LBC-TV는 이날 하오8시2O분 뉴스에서 「나비·베리」법무상의 기자회견을 보도하면서 한국측이 실제로 지불한 몸값은 1백35만달러였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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