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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바르샤 구한 ‘네 마법’ … 맨유도 홀려 2800억원 러브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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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바르셀로나의 네이마르가 유럽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이 끝난 뒤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하고 있다. 원정 1차전에서 0-4로 졌던 바르셀로나는 파리생제르맹을 홈에서 6-1로 대파, 1·2차전 합계 6-5의 극적인 역전승으로 8강에 진출했다. [바르셀로나 로이터=뉴스1]

바르셀로나의 네이마르가 유럽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이 끝난 뒤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하고 있다. 원정 1차전에서 0-4로 졌던 바르셀로나는 파리생제르맹을 홈에서 6-1로 대파, 1·2차전 합계 6-5의 극적인 역전승으로 8강에 진출했다. [바르셀로나 로이터=뉴스1]

후반 42분. FC바르셀로나(스페인·이하 바르샤)는 파리생제르맹(프랑스·이하 PSG)에 3-1로 앞서 있었다. 승리가 보였다. 그런데도 9만6000여 관중이 운집한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캄프 누(바르샤 홈구장)는 조용했다. 지난달 15일 프랑스 파리 원정에서 0-4로 워낙 크게 져 두세 점 차 승리는 무의미했다. 남은 3분, 추가시간을 더해도 남은 시간은 10분이 채 안됐다. 바르샤는 그 시간동안 3골을 더 넣어야 했다.

7분 새 2골·1도움 ‘캄프 누의 기적’ #유로챔프 16강 1차전 PSG에 0-4 #2차전 6-1 승, 대역전 8강 이끌어 #“바르샤 왕위 물려받았다” 평가 #스카우트전 가열, 몸값도 치솟아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던 일이 일어났다. 후반 43분 바르샤의 네이마르 다 시우바(25·브라질)가 프리킥 골을 성공시켰다. 앞으로 2골. 네이마르는 3분 뒤인 후반 46분 루이스 수아레스(30·우루과이)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앞으로 1골. 그리고 후반 50분, 네이마르가 후방에서 띄워준 공을 세르히 로베르토(25)가 문전으로 쇄도하면서 골로 연결시켰다.

기적 같은 바르샤의 6-1 승리. 1, 2차전을 합쳐 6-5로 앞선 바르샤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 진출했다. 7분간 2골 1도움을 기록한 네이마르는 유니폼 상의를 벗어던지며 포효했다. 조금 전까지 조용했던 캄프 누는 뜨거운 함성에 휩싸였다.

9일 바르샤와 PSG의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은 축구사에 남을 역전승부였다. 물론 바르샤에겐 최고, PSG에겐 최악의 승부였다. 통계회사 옵타스포츠는 경기 후 “1955년 출범한 유러피언컵(챔피언스리그의 전신) 시절을 포함해 62시즌을 통틀어 1차전에서 4골을 뒤졌던 팀이 2차전에서 승부를 뒤집은 건 처음”이라고 발표했다. 덕분에 바르샤의 역전승에 베팅한 팬들은 200배의 ‘대박’ 배당금을 챙겼다.

미국프로풋볼리그(NFL)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타이트엔드 롭 그론코우스키가 지난 2일 캄프 누를 방문했던 일도 화제가 됐다. 뉴잉글랜드는 지난달 수퍼보울에서 25점차로 뒤지다가 4쿼터에 승부를 뒤집고 우승했는데, 바르샤의 대역전극과 닮아서다. 뉴잉글랜드 구단은 경기 후 소셜미디어(SNS)에 메시와 그론코우스키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믿을 수 없는 승리를 축하한다”고 썼다.

역시 스포트라이트는 역전의 주역 네이마르에 집중됐다. 1차전에서 PSG에 대패한 뒤 네이마르는 자신의 SNS에 이렇게 적었다. “1%의 가능성이 있다면 우린 99%의 믿음을 가질 것이다.” 그리고 2차전에서 3개의 공격포인트(2골·1도움)로 그 믿음을 실현시켰다. 2차전 뒤 네이마르는 또 한 번 SNS에 동료들과 함께 찍은 라커룸 사진을 올리면서 “존경 받아야 할 우리의 역사, 알고 있니?”라고 적었다. 네이마르는 기자회견에서도 “1차전이 끝난 뒤 우리는 많은 것을 참고 견뎌야 했다. 우리는 스스로를 믿으며 필사적으로 기다렸고, 결국 해냈다”고 말했다.

네이마르가 머지 않아 바르샤의 공격 삼총사 ‘MSN(메시·수아레스·네이마르)’의 리더로 성장할 거라는 기대도 크다. 영국 BT스포츠 해설위원인 리오 퍼디낸드는 경기 직후 “네이마르는 양 팀 선수들을 통틀어 군계일학이었다. 왕위를 물려받았다”고 칭찬했다. 네이마르는 바르셀로나에서 4시즌만에 개인통산 100호골을 눈 앞에 뒀다. 이날까지 175경기에서 99골 74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활약에 비례해 몸값도 치솟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익스프레스는 지난달 26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가 여름 이적시장에 네이마르를 데려가기 위해 바르샤와 접촉 중”이라 전하면서 “맨유는 바르샤가 네이마르의 바이아웃(소속팀 허락 없이 선수와 이적 협상할 수 있는 액수)으로 책정한 2억 파운드(2800억원)를 낼 용의가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조제 모리뉴(54·포르투갈) 맨유 감독은 "조만간 구단 역대 최고 몸값의 주인공이 바뀔 것”이라며 네이마르 영입의지를 강력히 표시했다. 맨유의 최고 이적료 기록은 올 시즌 직전 미드필더 폴 포그바(24·프랑스)를 데려오며 유벤투스(이탈리아)에 지불한 9000만파운드(1266억원)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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