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전문 시위꾼' 발언 양향자, 민주당 '구두경고'..."사죄드린다"

중앙일보

입력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왼쪽)과 문재인 전 대표. [중앙포토]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왼쪽)과 문재인 전 대표. [중앙포토]

반도체 공장 근로자의 죽음을 계기로 만들어진 '반올림'에 '귀족노조'·'전문 시위꾼'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양 최고위원은 오후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지난 6일 기자분들과 식사자리에서 반올림 관련 부적절한 발언 한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라며 "이미 개인 성명 통해 사죄드린 바 있으나 국민 여러분들께 직접 사죄드리는 것이 도리라 생각돼 다시 고개를 숙인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양 최고위원은 "삼성반도체 직업병 사망문제에 대해 항상 가슴 아프게 생각해왔으며 모든 유족이 수긍할 수 있는 해법 찾아질 때까지 이 문제 해결되지 않은 문제라고 생각해왔다"라며 "이 문제에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오신 분들 존중했음에도 불구, 부적절한 말로 그분들 명예 상처를 줬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유가족 여러분과 반올림 활동가 여러분께 다시 한번 고개숙여 사죄드린다"라며 "특히나 언행 신중해야 할 시기에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 끼친 것은 변명할 여지 없는 저의 잘못이다. 당의 누가 되는 일을 한 것에 대해서도 당원동지 여러분께 면목 없는 마음이다. 부족한 점 채우고 더 신중하고 말하고 행동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날 민주당 지도부는 양 최고위원에 '구두경고' 조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추미애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양 최고위원의 소명을 듣고,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최고위원은 지난 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반올림이) 유가족을 위해 활동하는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그것도 아니다. 전문 시위꾼처럼 귀족노조들이 자리를 차지하는 방식으로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반올림은 올해로 10년째 반도체 직업병 인정과 보상을 주도해왔다. 2015년 10월부터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

한편 양 최고위원은 지난해 1월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문 전 대표의 인사영입으로 특히 노동문제 해소와 관련한 인사로 평가받았다. 같은 해 4월 총선에서는 광주 서구 을 후보로 공천을 받아 출마하였으나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에게 패배했다.

양 최고위원의 해당 발언과 관련해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문 전 대표 캠프 인사의 잘못된 노동관이 막말이 돼 쏟아지고 있다"라며 "문 전 대표는 허황된 일자리공약을 만들기 전에 노동장의 권리를 위해 헌신하고 노조에 대한 인식부터 바로 세워야 할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