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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오너의 ‘횡령ㆍ배임혐의’ 공시 불명예

중앙일보

입력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횡령ㆍ배임혐의 발생’.

 지난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fss.or.kr)에 삼성전자가 게재한 공시 제목이다.

3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 #1999년 시스템 개설 후 #삼성의 횡령 관련 공시는 2차례 #오너 연루는 이번이 처음 #10대그룹선 SK 12차례 공시로 다수 #최태원ㆍ최재원 형제 혐의 관련

 공시에는 “당사 임원의 횡령 혐의 등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공소제기 사실 확인”이 있다며 “대상자: 이재용 부회장, 최지성 부회장, 장충기 사장, 박상진 사장, 황성수 전무”라고 명시돼 있다.

 혐의 발생 금액은 154억2535만원으로 ‘자기자본대비 0.009%’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1999년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이 문을 연 이래 지난 8일까지 삼성그룹이 횡령ㆍ배임혐의 발생 공시를 한 경우는 단 두 차례에 불과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24일 이모 전무가 ‘영업비밀 자료유출에 대한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및 업무상 배임’으로 수원지방검찰청의 공소제기가 된 사실을 확인하는 공시 내용이었다. 혐의발생금액은 7810만3990원에 그쳤다.

 10대 그룹 가운데선 SK그룹이 1999년 이래 최근까지 총 12차례 횡령ㆍ배임혐의 관련 공시를 냈다. 10대 그룹은 물론이고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서는 공시 횟수가 가장 많다. SK텔레콤ㆍSK가스ㆍSK가 각각 4차례씩 공시를 냈다. 모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동생 최재원 부회장이 SK그룹 계열사 펀드에서 출자한 돈 465억원을 횡령해 선물옵션 투자에 사용한 혐의와 관련된 공시다.

 롯데그룹은 7차례 공시를 냈다. 롯데하이마트가 3차례 낸 공시는 하이마트 전 대표이사인 선종구 회장과 관련된 사건이다. 나머지 4차례 공시는 지난해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불거졌다. 신격호ㆍ신동빈ㆍ신동주 등 오너 일가가 혐의 대상자로 명시됐다.

 한화는 4차례 공시를 냈다. 김승현 회장이 부실 계열사를 부당지원해 회사에 끼친 손실을 끼친 혐의 관련이다.

 전자공시시스템이 문을 연 이래 코스피 상장사는 모두 159건의 횡령ㆍ배임혐의와 관련한 공시를 냈다. 코스닥 시장은 172건이다.

 한편 오너의 구속에도 삼성전자는 8일도 오전 10시 50분 현재 전날보다 2000원(0.1%) 오른 201만2000원에 거래 중이다. 장중 203만1000원을 기록 사상 최고가를 또 경신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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