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일본 미군 타격할 핵미사일 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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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 참석하는 이병호 국정원장(왼쪽)과 이철우 국회 정보위원장. [국회 사진기자단]

7일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 참석하는 이병호 국정원장(왼쪽)과 이철우 국회 정보위원장. [국회 사진기자단]

북한 관영매체들은 7일 “이번(지난 6일) 주일 미군기지 탄도로켓 타격 훈련은 핵 전투부(탄두) 취급 질서와 신속한 작전 수행 능력을 판정 검열하기 위해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핵탄두를 조립하고 미사일에 탑재하는 실험까지 했다는 것이다. 이 실험은 전략군 화성포병 부대가 한 것으로, 지난해 7월에도 탄도로켓 발사 훈련을 했었다. 당시 북한은 “핵탄두 폭발 조종장치의 동작 특성을 검열했다”고만 했었다. 즉 지난해 7월에 했던 실험은 핵탄두가 정상적으로 폭발하는지를 점검한 것이라면 이번에는 핵탄두 조립과 미사일 탑재 실험까지 했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북한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미사일에 탑재할 핵탄두를 이미 만든 상태라는 의미가 된다. 핵 미사일 실전 배치에 성큼 다가섰다는 뜻이다.

“핵전투부 취급질서·작전수행 점검” #모형 핵탄두 탑재 실험했다는 주장 #미 언론 “미사일 5발 중 1발 실패”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취급 질서’라고 표현한 것은 모형탄을 이용해 핵탄두를 조립하고 배치하는 순서를 검증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군 출신인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북한이 이번에 동창리 발사장 인근에 핵탄두를 비밀리에 보관하고 있다는 의미도 될 수 있다”며 “하지만 북한이 핵 능력을 과대포장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동창리 발사장은 북한이 미국 본토를 사정거리에 넣는 것을 목표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실험을 해 온 곳이다.

국가정보원은 7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북한이) 한꺼번에 네 발을 쏜 것은 새로운 것”이라며 “(한·미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가 필요없음을 보여주고 북·미 관계를 새롭게 하자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이병호 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에서 이같이 보고했다고 자유한국당 소속 이철우 정보위원장이 전했다. 국정원은 또 북한이 이번 발사로 “(중국에도) 누구도 우리를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밝혔다고 이 위원장은 소개했다.

한편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모두 5발로 이 중 1발은 발사에 실패했다고 미국 CNN과 NBC 방송이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프 데이비스 국방부 대변인도 “미사일 4발이 바다에 떨어졌다”며 “우리가 언급하지 않은 더 많은 수의 미사일 발사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돌아온 북한 ‘미사일 최고봉’ 김락겸=전략군 화성포병 부대의 사령탑을 맡은 김락겸은 지난 약 6개월간 공식 석상에서 사라져 경질설이 돌았지만 이번에 김정은 옆에서 웃고 있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건재를 과시했다. 남 원장은 “김정은이 기술 전문가들은 잘 숙청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김락겸은 앞으로 김정은이 계획하는 핵개발 트랙에 있어서도 꼭 필요한 존재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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