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차은택, "국정농단 일당돼 수치스럽다"…최순실 책임 물으며 눈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서울중앙지법에서 7일 열린 국정 농단 사건 재판에서 차은택(48)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최순실(61)씨의 책임을 물으며 눈물을 보였다. 한때 미르재단 사업을 함께 하며 친분을 쌓았던 두 사람은 법정에서는 적이 됐다.

이날 차씨는 최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다. 그는 “미르재단의 모든 프로젝트는 대통령과 관련돼 있다. 순방행사 등을 기획하고 발제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최씨였다”고 말했다. 앞서 최씨 측은 지난 1월 13일 열린 3차 공판에서 “미르재단은 차은택씨, K스포츠재단은 고영태씨가 중심이었다”고 책임을 미뤘다.

차씨는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지만 정말 욕심 내지 않고 ‘언젠간 보상받겠지’하는 생각만 하며 일했다. 그런데 지금 최씨뿐 아니라 그 일을 주도적으로 계획·지시한 사람들이 부인을 한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이어 “최씨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국정 농단의 일당이 돼서 너무 수치스럽다”고 말하면서 눈물을 보였다.
 차씨는 최씨의 지시로 차명폰을 만들었다는 증언도 했다. 그는 “최씨가 본인과 통화하려면 번호를 하나 뽑으라고 해 제 회사 지인의 이름으로 번호를 뽑았다. 개통은 한 번만 했지만 중간에 최씨가 번호를 바꾸라고 해서 두 번 정도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씨가 미르재단 초대 이사장으로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을 염두에 두고 질문을 해 ‘잘 모른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초대 이사장은 김형수(58)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가 맡았다.

이날 최씨 측 대리인들은 “특검법은 위헌”이라며 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법원이 이 신청을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게 되면 헌재 결정이 나올 때까지 재판이 중지된다. 이경재 변호사는 “특검법 제3조는 야당만 특검을 추천할 수 있게 했다”며 “특검은 야당의 요구사항을 수사에 반영할 수밖에 없고 이는 국민주권주의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에 위배돼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김선미·김나한 기자 calli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