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대통령 '사회주의 베네수엘라가 골치' 발언에 #베네수엘라 "쿠친스키 대통령 미국에 꼬리 쳐" 발끈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외교장관은 이날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기리기 위해 열린 기념행사에서 “쿠친스키 (페루) 대통령은 미국에 순종하는 ‘개’이자 ‘겁쟁이’”라고 비난했다.
월가 투자은행가 출신인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대통령이 지난해 취임 후 차비스모(Chavismoㆍ 차베스가 주창한 좌파이념)를 신봉하는 베네수엘라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하자 로드리게스 외교장관이 이날 작심 발언을 한 것이다.
로드리게스 외교장관은 “쿠친스키 대통령은 제국(미국)의 주변에서 꼬리를 흔드는 개 같다”며 “우리(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요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혼자이며, 미친 사람처럼 미국 주위를 어슬렁거려도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다”고 독설을 쏟아냈다. 이어 “쿠친스키 대통령이 우리 사령관인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에 대한 추억을 감히 더럽히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앞서 쿠친스키 대통령은 최근 미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큰 골칫덩이인 베네수엘라를 제외하면 중남미는 전반적으로 양탄자 위에 있는 예의바른 개 같다”고 발언했다. 페루 외교부는 “상대적으로 지역 분쟁이 적은 중남미 상황을 우회적이고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관련국들은 분노했다. 특히 베네수엘라가 그랬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즉각 쿠친스키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며칠 간 양국이 갈등하면서 이날 쿠친수키 대통령을 ‘개’로 묘사하는 로드리게스의 극한 발언까지 나오자 페루 정부도 발끈했다. 리카르도 루나 페루 외교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베네수엘라 외교장관이 한 발언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베네수엘라 정부에 항의서한을 보냈다.
로이터통신은 “아르헨티나ㆍ브라질ㆍ페루 등 최근 몇년 간 중남미에 우파 정권이 들어서면서 사회주의 정권을 유지 중인 베네수엘라가 이웃국가의 지지를 잃고 있다”고 전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