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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blog] 떡볶이·붕어빵이 8억원 값어치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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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골프 천재소녀' 미셸 위(16.한국 이름 위성미). 이제는 '천만 달러의 소녀'란 수식어가 더 적합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해 10월 프로로 전향하면서 나이키와 소니로부터 모두 1000만 달러(약 100억원)를 받는 조건으로 후원 계약을 했으니까요.

미셸 위가 5월 국내 남자 골프대회인 SK텔레콤 오픈에 출전한다고 해서 다시 화제입니다. 주최 측에선 다른 선수와의 형평을 고려해 정확한 액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초청료가 70만 달러(약 7억원)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지요. 미셸 위는 지난해 일본 남자투어 카시오 오픈에 출전할 당시엔 150만 달러 정도를 받았답니다. 주최 측은 카시오 오픈에 비해 상대적으로 초청료를 덜 들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미셸 위가 한국에 오고 싶어해 비교적 돈을 덜 들이고 그를 초청할 수 있었다. 미셸 위는 한국에 와서 떡볶이랑 붕어빵도 먹고, 쇼핑도 하고 싶어한다."

그렇다면 모든 프로골퍼는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초청료를 받는 걸까요. 초청료를 받는다면 어느 정도나 될까요. 먼저, 프로골퍼라고 해서 모두 초청료를 받는 건 아니랍니다. 초청료를 받지 않더라도 적잖은 액수의 상금이 걸려 있으니까요. 그런데 타이거 우즈(미국)와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등 일부 특급 선수는 예외입니다. 이들이 대회 때마다 초청료를 받는 건 아니지만 중동이나 아시아.유럽 등지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할 때면 상금 이외에 별도의 초청료를 받는 게 관례입니다. 골프대회를 개최하는 기업 입장에선 수퍼스타가 출전해야 팬들의 관심을 끌 수 있고, 대회의 위상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별도의 돈을 지불하는 거지요.

초청료가 가장 비싼 프로골퍼는 단연 타이거 우즈입니다. 보통 PGA투어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열리는 투어에 출전할 때마다 한 번에 300만 달러(약 30억원) 내외를 받는다고 합니다. 주최 측은 '골프 황제'를 모시기 위해 통상 초청료뿐 아니라 체재비 일체도 부담합니다. 더구나 우즈는 자가용 비행기를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기름값과 계류비까지 내주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밖에 어니 엘스(남아공),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등 톱스타급은 보통 50만~100만 달러, 세계랭킹 20~30위권의 선수는 30만 달러 내외가 공정가(?)입니다. 여자선수들은 초청료가 상대적으로 싼 편입니다. 소렌스탐은 보통 25만~35만 달러를 받습니다. LPGA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국내 여자선수 가운데 톱 클래스들은 보통 10만~15만 달러를 받습니다. 요즘 뜨고 있는 폴라 크리머(미국)도 비슷한 수준이지요. 물론 이들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별도의 상금까지 챙길 수 있지요. 프로골퍼의 입장에선 '꿩 먹고 알 먹는' 격이라고 할까요.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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