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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서커스의 혁명' 한국 무대 펼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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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세계 공연계의 혁명'으로 불리는 캐나다의 공연단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가 한국에 선을 보인다.

태양의 서커스는 내년 3월 내한,그들의 대표 레퍼토리인 '퀴담'(Quidam)을 무대에 올린다. 6월 초까지 70일간 78회 공연한다. 한국 공연은 2007년 아시아 투어의 일환이다. 태양의 서커스는 2007년 초 싱가포르를 출발해 한국을 거친 뒤 중국 베이징으로 이동한다. 이미 상설 공연을 진행하고 있는 일본을 넘어 본격적인 아시아 공략에 나선 셈이다.

태양의 서커스 한국 공연은 '마스트 미디어'(대표 김용관)란 국내 기획사가 맡는다. 마스트 미디어는 지난해 팝스타 노라 존스.리사 오노 등 지금껏 주로 해외 뮤지션들의 공연을 기획했다. 마스트 미디어 관계자는 "아직 사인만 안 했을 뿐 사실상 세부 계약 사항에 대한 협의는 끝난 상태"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엔 SBS도 참여할 예정이다.

한국을 찾는 단원과 스태프는 70여명. 텐트 등 공연에 필요한 장비와 설치물을 직접 공수해 올 예정이다. 제작비는 대략 150억원대로 알려졌다. 공연 장소론 한강 둔치와 성남 탄천 둔치, 혹은 올림픽 경기장 부근 등이 거론되고 있다.

# 태양의 서커스란?

캐나다가 자랑하는 공연단 '태양의 서커스'는 사양길을 걷던 서커스의 개념을 180도 뒤바꾼, 21세기 공연계의 총아로 각광받고 있다. 창단 20여년 만에 연매출 5억달러(약 4860억원)를 올리는 거대 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 초고속 성장, 블루 오션(경쟁이 없는 새로운 시장)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지금껏 전세계 120여개 도시에서 4300여만명의 관객이 이들의 서커스 공연을 관람했다.

태양의 서커스는 괴짜 캐나다 청년에 의해 만들어졌다. 캐나다 퀘백주 동부 베이생폴이란 작은 마을에 살고 있던 기 라리베르테 (현 최고경영자)는 서커스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20대 초반의 청년이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호기심과 모험심으로 똘똘 뭉쳐 있었다. 14살 때 아코디언 연주자가 되고 싶어 가출을 하기도 했고, 18세엔 홀로 유럽으로 건너가 거리를 헤매며 입으로 불을 뿜는 기술을 배우기도 했다.

그는 뛰어난 서커스 기술은 없었지만 동물이 나오고 광대가 춤추는, 지금까지 익숙한 서커스와는 다른 걸 하고 싶었다. 극작가 다니엘 고티에를 비롯, 아코디언 연주자.저글링 고수.바이올리니스트 등을 쭉 끌어 모아 '하이힐 클럽'이란 조직을 만들었다. 거리 공연은 뜻밖에도 대박을 터뜨렸다. 미국과 유럽에 비해 마땅한 문화 상품이 없던 캐나다 정부로선 이 '특이한 서커스'에 관심을 가졌고, 무려 100만달러란 재정 지원을 쏟아 부어 84년 '태양의 서커스'가 만들어졌다.

설립 당시 73명이었던 단원은 현재 3000명을 넘어섰다. 체조 선수 출신 연기자들만 700여명에 달한다. 슬럼이었던 몬트리올 북동쪽 생미셸 지구는 태양의 서커스 본부 '토후', 국립 서커스 학교 등이 들어서면서 현재 세계 서커스의 메카로 변모했다. 태양의 서커스는 '상설'과 '순회' 두 가지 방식으로 운영된다. 미국 플로리다 월트디즈니 리조트와 라스베이거스 주요 호텔 4곳에서는 93년부터 상설 공연을 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공연의 경우 하루 평균 1만여명이 관람한다. 순회 공연은 세계 주요 도시를 돌며 평균 2~3개월 동안 진행된다.

서울예술단 정재왈 이사장은 "태양의 서커스엔 연극적 스토리와 뮤지컬적 흥겨움, 발레의 섬세함과 체조의 역동성, 마술의 판타지가 모두 녹아 있어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동작이 들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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