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물결에 손든 PGA, 연습라운드 반바지 허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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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지난 해 유러피언투어 연습 라운드에 반바지를 입고 나타난 이안 폴터.

지난 해 유러피언투어 연습 라운드에 반바지를 입고 나타난 이안 폴터.

앞으로 타이거 우즈, 조던 스피스, 더스틴 존슨(이상 미국) 등 정상급 선수들이 반바지를 입고 필드를 누비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게 됐다.
 미국의 골프닷컴은 1일 미국골프협회(PGA of America)가 주관하는 모든 대회의 연습 라운드 때는 선수들의 반바지 착용이 허용된다고 보도했다. PGA 오브 아메리카는 PGA투어의 모태 격으로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을 주관하는 단체다.
 그동안 PGA의 복장 규정은 보수의 상징이었다. 날씨가 아무리 덥더라도 선수들은 반바지를 입을 수 없었다. 프로골퍼는 프로페셔널다운 복장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따라 청바지와 반바지는 물론 민소매 티셔츠와 라운드 티셔츠도 입을 수 없었다. 
 그러나 보수적이었던 PGA가 반바지 착용을 허용한 것은 선수들의 목소리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해 유러피언투어가 연습 라운드와 프로암 도중 반바지 착용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PGA에는 선수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PGA는 “복장 규정을 바꿀 계획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지만 리 웨스트우드, 이안 폴터(이상 잉글랜드), 어니 엘스(남아공) 등 유럽의 톱스타들이 반바지 부대에 합류하자 입장이 난처해졌다.
 골프계에서는 유러피언투어에 이어 PGA 오브 아메리카까지 반바지 금지 조항을 풀자 PGA투어도 반바지를 허용하는 건 시간문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골프의 발상지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디오픈도 반바지 착용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전 세계랭킹 1위 조던 스피스는 “반바지를 입어선 안된다고 말하는 선수들을 보지 못했다. PGA투어도 유러피언투어처럼 반바지를 허용한다면 멋진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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