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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만화 영화의 새 면모 보여『아기공룡 둘리』|『국물 있사옵니다』현실 풍자 최초 뮤지컬 드라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한가위를 낀 황금연휴기간 중 KBS·MBC 양TV는 다양한 특집프로를 마련, TV의 오락기능을 최대한 살리려는 노력을 보였다.
먼저 주목할만한 프로들은 K-1TV의 국산만화영화 『아기공룡 둘리』와 M-TV의 뮤지컬드라마 『국물있사옵니다』.
『떠돌이 까치』에 이어 두번째의 국산만화영화인『아기공룡 둘리』는 만화란 결국 살아있는 그림을 통한 현실의 희화임을 새삼 느끼게한 프로. 이 작품은 특히 선녹음-후작화기법 (성우가 먼저녹음하고 거기에 맞게 그림을 그리는 것)을 도입, 대사와 동작이 일치돼 자연스러운 화면을 보여주었다. 엉터리 공상과학만화영화로만 인식돼온 국산만화영화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 시간이었다.
M-TV의 『국물있사옵니다』는 국내TV 최초의 본격뮤지컬이라는 파격적인 자세에서 일단 눈길이 가는 드라마. 부정한 이권의 수혜를 상징하는 「국물」에 맛을 본 한 젊은이를 통해 현실을 풍자하는 내용위에 무용·연기·미술의 총체를 무리없이 보여주었다.
다만 군무신들이 거의 엇비슷한 내용의 동작을 보이는 등 안무의 다양함이 부족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밖에 6·25때 북괴군이었던 형이 반공포로로 제3국을 선택, 37년동안 헤어져야했던 한 형제의 재회를 다룬 M-TV의 추석다큐멘터리『형과 아우』같은 좋은 프로도 있었지만 무술영화시리즈같은 싸구려 방화의 방영은 시의성도 없고 TV의 국산영화에 대한 무관심만 드러낸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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