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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공'+'투스트라이크' 두렵지 않다...약점 지워가는 박병호

중앙일보

입력

박병호

박병호

초청선수 신분으로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 참가 중인 박병호(31·미네소타 트윈스)가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지난해 MLB 진출 이후 줄곧 약점으로 지적됐던 빠른 공 대처 능력이 좋아졌고,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서두르지 않고 자신의 스윙을 이어 가고 있다. 


박병호는 28일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의 센추리링크 스포츠컴플렉스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 MLB 시범경기에 4번타자·1루수로 선발 출장, 1회 첫 타석부터 왼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틀 터뜨렸다. 마이애미 오른손 선발 선발 호세 우리나의 3구째 시속 96마일(약 155㎞)짜리 빠른 직구를 공략했다. 시범경기 2호 홈런을 날린 박병호는 시범경기 3경기에서 타율 0.571(7타수 4안타)·2홈런·4타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빠른 공을 공략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박병호는 지난해 MLB 투수들의 빠른 공에 적응하지 못하며 부진에 빠졌다. MLB 62경기에서 타율 0.191(215타수 41안타), 12홈런, 24타점에 그쳤고, 마이너리그로 강등된 뒤 오른쪽 손바닥 힘줄 재건 수술까지 받아 일찌감치 시즌을 마쳤다. 지난 겨울 박병호는 타격시 준비 동작을 줄이고, 폼을 간결하게 수정하며 빠른 공 대처 능력을 키웠다.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MLB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되고, 마이너리그로 계약이 이관되면서 시련을 겪기도 했지만 심리적으로 더 단단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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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몰리터 미네소타 감독은 26일 박병호의 시범경기 첫 홈런을 지켜본 뒤 "기술적인 변화보다 사고방식(mindset)의 변화가 큰 것 같다"고 했다. 이날도 몰리터 감독은 "투스트라이크에서 할 수 있는 타격을 보여줬다. 정말 보기 좋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이날 박병호는 노볼-투스트라이크 불리한 카운트에서 강속구를 받아쳐 홈런을 만들어냈다. 25일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떠뜨린 2루타(노볼-투스트라이크)와 26일 친 첫 홈런(2볼-2스트라이크)과 희생플라이(노볼-투스트라이크)도 모두 투스트라이크 이후에 타격한 결과였다. 박병호는 지난해 투스트라이크 이후 상황에서 타율 0.130(131타수 17안타), 4홈런에 그쳤다. 

아직 시범경기 초반이라 장담할 수는 없지만, 꾸준히 약점을 극복해가는 모습을 보인다면 MLB 40인 로스터 재진입에도 청신호가 켜질 수 있다. MLB닷컴은 이날 '박병호는 시범경기 초반 미네소타 최고의 타자'라고 치켜세웠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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