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논란 강남 S여중 교장, 학생 입 막으려 ”학교 명예훼손 법적 책임 묻겠다” 교내 방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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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명예훼손의 경우에는 철저하게 내용을 밝혀 최대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다."

지난해 12월 학생 성희롱 논란에 휩싸인 서울 강남 S여중 교장이 서울교육청 감사를 앞두고 전교생을 대상으로 교내 방송으로 통해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교육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S여중고 학생 성희롱 의혹 감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S여중 교장을 포함해 중학교는 7명, S여고는 6명, 총 13명의 교사에게 정직, 감봉, 경고, 주의 등 신분상 조치가 내려졌다.

전창신 서울교육청 감사관실 사무관은 “S여중 교장은 사전에 교감과 상의해 경고 방송으로 학생들의 제보를 막으려 했다”며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중징계에 해당하는 ‘3개월 정직’ 처분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S여중 교감에게는 경징계인 ‘감봉’이 취해졌다. 이 외에 4명(S여중 1명, S여고 3명)의 교사는 경고를, 7명의 교사(S여중 4명, S여고 3명)는 주의 처분을 받았다. 
S여중고 성희롱 사건은 지난해 12월 학생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제보글을 올리면서 실체가 드러났다. 익명 트위터 계정인 ‘S여중고 문제 공론화’에는 “북어랑 여자는 사흘마다 패야 한다”“자랑할 몸매도 아닌데 왜 옷을 입고 있냐”“너 가슴이 크다”“안경을 쓰고 벗는 모습이 섹시하다”와 같은 언어적인 성희롱뿐 아니라 “팔꿈치 안쪽 살을 만졌다”처럼 성추행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다수 올랐다. 이번 시교육청 감사를 통해 학생들의 이 같은 제보가 상당 부분 사실로 밝혀지면서 교원들에 대한 무더기 경고, 주의 조치로 이어진 것이다.
시교육청은 이에 앞서 S여중고 성희롱 사건이 불거진 직후 비위 사실이 심각하다고 판단된 교사 8명에 대해 경찰에 수사의뢰를 했다. 이중 한 명은 지난해 3월 성희롱 사건이 불거져 이미 해임된 상태다. 이번 감사에 따른 조치에는 이들 8명에 대한 징계는 포함되지 않았다. 전 사무관은 “경찰에 수사의뢰한 7명의 현직 교사는 수사결과가 나오는데로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시교육청은 서울 소재 20개 중학교, 1만636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학교 성폭력 관련 긴급실태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10개 학교의 60명의 학생(0.6%)이 “교직원에 의한 성폭력 피해를 본인이 겪었거나 다른 학생이 당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응답했다. 전 사무관은 “이 중 학생들의 피해 응답내용이 구체적인 4개 학교에 대해서는 감사를 실시해 해당 교사들에 대한 처분을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나머지 6개 학교는 학생들의 진술이 과장됐거나 교사들의 비위 사실이 경미하다고 판단해 전체 교직원 대상 성교육 또는 학교가 개별적으로 운영하는 성희롱심의위원회에서 자체 처분을 결정하도록 지시했다. 서울교육청은 “앞으로 학교 성폭력 실태조사를 강화하고 학생들이 안심하고 손쉽게 성폭력 피해 사례를 신고할 수 있도록 교육청 홈페이지에 온라인 신고센터를 개설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관련 교사 13명 무더기 징계 #비위 사실 심각한 전현직 교사 8명은 경찰 수사 중 #서울 20개 중학교 전체 학생 중 0.6%(60명) "성폭력 피해 본 적 있다" #

정현진 기자 Jeong.hyeon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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