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을 받아도 아깝지 않은 소방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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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캡처]

[사진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캡처]

'불도저' 대장님으로 불리는 이성촌 소방관의 사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2015년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는 '소방관 특집'을 방송했다.

당시 '물불 안 가리는 대장님'이 고민이라는 후배 소방관의 사연 제보로 출연한 대장 이성촌 소방관의 솔선수범하는 사연이 공개됐다.

후배 소방관의 말에 따르면 이 소방관은 항상 앞장서서 사건을 처리해 별명이 '불도저'라고 한다. 하수구에 빠진 할머니의 틀니를 구하는 데에도 최선을 다한다.

그는 화재 현장에서 인명 구조, 화재 진압은 물론 사소한 신고로 접수된 사건까지 직접 처리한다.

게다가 구조대가 지는 건 절대 용납하지 못해 체육대회에 목숨을 거는 이 소방관은 "구조대 하면 체력이다!"라며 "불과 싸워서 이기려면 승부욕이 필요하다"며 '대장님'다운 면모를 보였다.

특히 초입 소방관이 들어오면 가장 먼저 '담배 피우냐'고 묻는다. 담배를 절대 피우지 못하게 하는 이 대장은 "담배 외에도 화재 현장에는 수많은 연기가 있다. 건강을 생각해서 못 피우게 하는 것"이라고 분명히 말한다.

슈퍼맨 이 소방관은 '가장 힘든 순간은 언제냐?'라는 질문에 '죽은 사람을 목격할 때'라고 밝혔다.

'화염 속에 어린아이가 갇혀 있다'는 연락을 받고 출발한 그는 화염 속에서 간신히 아이를 구조했다. 하지만 이미 까맣게 타버려 죽어간 7살 어린 아이의 모습이 끝내 기억에서 잊히지 않는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외에도 이 소방관은 몸을 사리지 않는 구조활동으로 온몸에 3도 화상을 입는 등 그의 몸엔 크고 작은 상처가 가득하다. 엘리베이터 홀을 만들려는 구멍에 발을 헛디뎌 15층 난간에 메달렸던 그는 목숨을 잃을 뻔했다.

하지만 그는 구조 활동을 주저하지 않았다. 이 소방관은 "사고에 대처하는 노하우도 있고 무사하니까 그걸로 충분하다"며 "만약 내 후배 대원이 앞서 갔다면 이 자리에 없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앞으로도 앞장을 서겠다"라고 말하며 의지를 다졌다.

우리나라 소방관은 1인당 평균 연간 7~8회 외상 사건에 노출된다. 게다가 소방관의 39%는 스스로 심리적 장애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인 평균 수명이 81.4세인데 반해 소방관의 평균 수명은 58.9세다.

임유섭 인턴기자 im.yuseo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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