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日 롯데 마린즈와 110억 밀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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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억 원이 아니라 110억 원이다.'

이승엽(27) 영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즈가 이승엽에게 제시한 2년 간 총액이 알려진 것을 훨씬 웃도는 110억 원(10억 엔)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엽도 이미 마린즈행을 결심하고 이달 안에 공식적인 입단 절차를 밟을 예정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롯데는 이승엽에게 ▲2004년, 2005년 연봉 각각 33억원(3억 엔) ▲계약금 22억 원(2억 엔) ▲인센티브 매년 11억 원(1억 엔) 등을 제시했다는 것. 여기에다 2년 후 메이저리그행 보장이 부수적인 조건으로 붙어 있다. 지바 롯데는 이승엽이 일본에 체류했던 이달 초 극비리에 이뤄졌던 접촉에서 이 같은 조건을 제시해 호감을 산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롯데는 다른 선수들과의 형평성 문제 등을 감안, 그동안 국내 및 일본 신문에 보도된 대로 ▲계약금 11억 원(1억 엔) ▲연봉 22억 원(2억 엔) ▲인센티브 5억 5000만 원(5000만엔) 등 2년 간 총액 66억 원(6억엔)으로 발표한다는 것이다. 이는 롯데와 이승엽의 대리인인 김기주 씨가 첫 만남 이후 내놓은 보도자료에서도 확인된 사안이다. 이승엽도 자신이 돈 때문에 일본 팀에 입단한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어내기 위해서 롯데 측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승엽이 지난 3일 귀국한 후 일본행 가능성을 30%에서 50%로 말을 바꾼 것도 미국에서 상했던 자존심을 롯데가 충족시켜 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서 이승엽은 이미 마음속으로는 일본행을 결정지었다고 한다. 그러나 공식적인 발표가 늦어지는 것은 세부적인 인센티브 내용을 놓고 대리인 김기주 씨와 롯데 측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이승엽이 갑작스럽게 일본행을 결정지은 것에 대한 팬들의 의문을 지우기 위해서 시간을 필요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본 언론은 이승엽의 입단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으며 '빠르면 6일 롯데 이승엽이 탄생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6일은 대리인 김기주 씨가 롯데 측의 협상안을 들고 한국으로 들어오는 시점이다.

총액 110억 원은 선동렬, 이종범, 이상훈, 정민철, 정민태, 구대성 등 일본에서 뛰었던 국내 선수들 가운데 최고액 대우이다. 또 일본 프로야구에 첫발을 내딛는 외국인 선수들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조건이며 올해 요미우리 입단이 거의 확정된 터피 로즈가 받는 연봉 66억 원(550만 달러)에 버금가는 금액이다.

일간스포츠=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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