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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업체의 웹서비스 표준 독점화 '좌시할 수 없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개방성·호환성·재활용성·유연성.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웹서비스의 중요성, 웹서비스가 가진 매력, 이것의 미래를 설명하기 위해 이러한 단어들을 사용해왔다. 기업들도 소프트웨어 업계가 결국 표준화를 완성해 세계 2000대 기업 대부분이 안고 있는 고립된 정보와 시스템 문제를 해결하도록 적극 성원해왔다.

지난 2년 동안 웹서비스는 과장됐다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현실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일부 세계적 대기업들은 IT 시스템의 미래 아키텍처로 웹서비스를 포용하고 이 분야에 투자해왔다. 가트너에 따르면 2004년까지 전세계 2000대 기업의 70%가 웹서비스를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IT업계 중역들 사이에서는 웹서비스 기술이 단기적으로는 과장됐지만 장기적인 가치를 재고해보니 오히려 저평가 됐다고 인정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현재 우리는 웹서비스 발전의 분기점에 서있다. 업계가 어느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웹서비스의 미래가 펼쳐질 것이다. 한쪽 길은 진정한 표준의 세계로 기업들은 IT 시스템의 ‘스파게티처럼 얽힌 실타래’를 풀어 웹서비스가 주는 혜택을 온전히 얻을 수 있게 된다. 다른 쪽 길은 독점 기술이 지배했던 작년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개별 웹서비스 업체의 서비스와 관리 매출액은 극대화되겠지만 최종 사용자의 유연성과 투자대비수익률(ROI)은 거의 포기해야 한다.

소프트웨어 산업 표준을 달성하려면 업체들은 제품에 단지 ‘표준 인증’ 스티커를 붙여 독점 제품을 판매한다는 식의 사고에서 벗어나 진정한 표준 제품을 기반으로 더 큰 시장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초점을 이동시켜야 한다. 문제는 표준화를 받아들이는 것과 경쟁이라는 기본 개념을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표준화의 결과로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과 관계가 있다.

표준 미디어 형식인 CD나 DVD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의 예에서 보듯 많은 산업이 이러한 분열과 통합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산업은 기존의 다양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근본적으로 다르고 호환이 안 되는 운영체제, 미들웨어 시스템, 개발 환경에 관한 개별적 지식과 기능에 의존하는 수공업 수준에 머물고 있다.

웹서비스의 핵심 표준(SOAP, WSDL, UDDI)은 폭넓게 수용되고 채택돼왔다. 하지만 이제 표준전쟁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으며 보안, 트랜잭션, 신뢰성있는 메시징, 관리 및 조율 등 중요한 차세대 기능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내기는 훨씬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일부 소프트웨어 업체는 사업 기반 자체가 이러한 상위 레벨 기능에 기반을 두고 있다. 또 다른 업체들은 이들 고급 기능을 더 잘 구현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미래로 가는 길은 현재 두개의 핵심 분야인 조율과 신뢰성있는 메시징에 관련된 지적재산권을 둘러싼 갈등이 어떤 결과에 도달하느냐에 달렸다. 웹서비스 분야의 표준 기술명세를 개발중인 일부 업체는 이 기술을 구현하는 대가로 특허료나 저작권료를 챙길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표준화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표준기구나 소프트웨어 표준화를 둘러싼 기존 산업관행은 저작권료 없는 표준화를 받아들이려는 경향이 있다.

중요한 것은 잠재적인 웹서비스 시장이 기존 모든 시장을 다 합친 것보다 크다는 사실에 동의하는 것이다. 일부 업체는 자신들이 처한 현재의 입장 때문에 표준화 기준을 SOAP, WDSL, UDDI 정도에서 마무리했으면 하고 바라고 있다. 하지만 고객들은 웹서비스 기술의 약속한 바를 실현하고 웹서비스가 폭넓게 수용되려면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며 더 높은 수준의 명세를 공개해야 한다고 분명하게 요구하고 있다.

대형 업체들은 당연히 그들의 독점적 이익을 위해 주요 제품과 고객의 혜택을 지배하려고 들 것이다. 시장을 이끄는 기업들은 종종 더 나은 산업 표준이란 미명 하에 새로운 기술을 도입한다. 하지만 이들은 내심 표준 기술을 자신들의 제품군에 적용시킬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다. 이들의 목적은 자기들의 제품을 표준과 헷갈리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자기들의 소프트웨어를 ‘표준을 기반으로 개발했다’고 떠들 수 있기 때문이다.

선도 업체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웹서비스 폭넓게 수용될 웹서비스 표준이 소프트웨어 산업 경제 상황을 변화시키고 기존제품에 대한 투자가 멈출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들이 내려야 할 선택은 처음부터 시작해서 시장 점유율 하락을 감수하든지 아니면 혁명을 통제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이들 업체는 당연히 후자를 선택할 것이 뻔하다.

그런데 실제로는 소프트웨어 업계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명세의 수용과 진화과정을 통제하려고 노력하면서도 고객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표준을 제안하고 있으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고 할 수 있다. 비즈니스 공동체가 통제권을 행사해 이러한 걸림돌을 치워주기를 기다려야만 한다. 웹서비스가 팩스나 전화처럼 기업들에 의해 통신수단으로 진정으로 자주 사용되기 전까지 웹서비스 표준화는 지속적으로 허우적거릴 가능성이 높다.

웹서비스의 목표와 미래는 과거의 침체돼 있는 IT 투자의 고삐를 풀고, 새로운 소프트웨어 제품의 독점적 요소를 해소하며, 소프트웨어 경제 상황을 재편하는 데 있다. 2003년은 이러한 이상이 본격적으로 도전받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자료제공 : ZDNet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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