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무시한다" 어머니 흉기로 살해하고 시신훼손한 20대

중앙일보

입력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어머니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20대 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계양경찰서는 18일 존속살해 혐의로 A씨(23)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7일 오후 5시쯤 인천시 계양구에 있는 자신의 집 거실에서 어머니 B씨(53)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있다. 그는 어머니가 숨진 이후에도 흉기로 계속 찔러 시신을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거실에 있던 어머니의 시신을 안방 화장실로 옮긴 뒤 자신에 방에 있었다. 이후 오후 7시50분쯤 퇴근한 아버지(53)가 숨진 아내의 시신을 발견한 뒤 놀라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태연하게 자신의 방에서 나왔다고 한다.

A씨는 출동한 경찰에 의해 긴급체포됐다. A씨가 사용한 흉기는 집 다용도실에서 발견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평소 가족들이 나를 자주 무시했다. 말을 걸어도 대꾸하지 못하게 하고 남동생의 방에도 못들어가게 했다. 엄마가 잔소리도 심하게 해 나를 왕따시킨다는 생각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시신을 훼손한 이유에 대해선 "엄마가 미워서 계속 찔렀다"고 답했다고 한다. 아버지 C씨는 "병원에서 진단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아들이 자폐증 증세를 보였다. 관련 약도 먹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이 병원기록을 확인한 결과 A씨는 자폐성 장애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었다고 한다. 자폐증처럼 언어 발달 지연이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사회적 상호작용과 소통 등에 어려움을 겪는 질환이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B씨의 시신을 부검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를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며 "오늘 중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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