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킬러’ 열쇠 쥔 북한국적 남성 추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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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사건의 용의자인 시티 아이샤(가운데 노란 티셔츠)와 도안티흐엉(자동차 뒷문에 가린 여성)이 16일 말레이시아 쉐팡 경찰서에서 이송 중이다. 두 사람은 체포 당시 각각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다. [로이터=뉴스1]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사건의 용의자인 시티 아이샤(가운데 노란 티셔츠)와 도안티흐엉(자동차 뒷문에 가린 여성)이 16일 말레이시아 쉐팡 경찰서에서 이송 중이다. 두 사람은 체포 당시 각각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다. [로이터=뉴스1]

김정남 독살 사건을 수사 중인 말레이시아 경찰이 16일 여성 용의자 1명과 이 여성의 도주를 도운 택시기사 등 남녀 커플을 추가로 체포하면서 사건 수사가 속도를 높이고 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이날 인도네시아 여권 소지자인 시티 아이샤(25)와 남자친구인 말레이시아인(26)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25세 여성 체포
도주 중인 남성 4명 검거 주력
“김정남 외상 없이 붉은 얼굴
청산가리 질식사 가능성 커”

공항에서 김정남을 독살한 혐의로 이틀 새 체포된 여성 용의자 2명이 각각 베트남 국적과 인도네시아 국적 보유자로 드러나면서 다국적 암살조가 범행에 투입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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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현지 중화권 매체 동방일보는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6명의 용의자 모두 청부살인업자”라며 “특정 국가의 정보기관에 속한 것이 아니라 임시로 조합된 팀으로, 체포 후에야 자신들이 무슨 일을 했는지 알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붙잡힌 여성 용의자가 진술한 남성 용의자 4명을 추적 중인 경찰은 북한 국적으로 알려진 인물을 체포해야 사건 전모를 밝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매체가 보도한 아이샤의 여권. [인도네시아 데틱뉴스 캡처]

인도네시아 매체가 보도한 아이샤의 여권. [인도네시아 데틱뉴스 캡처]

한편 아흐마드 자히드 하미디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모든 부검 절차가 마무리된 뒤 김정남의 시신을 북한에 인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쿠알라룸푸르 병원 소식통은 “김정남 시신에 특별한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청산가리 중독 때 나타나는 선명한 붉은색이 얼굴 표면에 보이는 등 몇 가지 흔적으로 미뤄 사인은 청산가리로 인한 질식사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또 다른 소식통은 “부검 분석 결과가 나오기까지 적어도 이틀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쿠알라룸푸르=신경진·김준영 특파원
서울=서유진 기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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