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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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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노동자의 임금쟁의나 노동조합에 대한 정부 내지 기업주의탄압은 자본주의의 발전과정과공업화 과정에서는 모든 국가와 민족이 경험했거나 경험하고 있는 일들이다.
미국이 노동운농 내지 노동조합운농에 대해 기업주나 노동자간의 원만한 규제를 하려고 한것은 59년의 랜드름-그리핀법이다. 이 법은 「노동자·경영자의 보고및 공개법」 이라고도 불리는 것으로 노동운동에 있어서 개개인의 노동자권리를 노동조합이 침범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 법은 노동조합외 재산과 수임을 공개 보고하게 함으로써 노동조합의 부패를 방지코자 하고 있으며, 부당노동조합행위를규정·규제하며, 노조가입 선택권을 엄격히 보장하고 있다.
이러한 공정노동임법조치를 취한다고 해서 노동자의 권익이보장되고 노동조합운동이 곧 노동자의 생활향상을 보장하고 민생고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노동자의 권익 내지 노동조합의 발전으로 미국사회가 풍요함을 즐기는 동안 노동조합의 횡포와 노동자 천국에서 발생하는 생산성 저하는 기업가들로 하여금 미국내에서의 생산을중단하고 노동문제가 없는 외국에서 상품을 구매하게 했다.
섬유·신발·철강·자동차산업등 모든 기간생산산업을 외국에 뺏긴 미국은 위로는 지배관료로고터 아래로는 말단 노동자까지 생산공장 없이는 「위대한 미국」 은 없다는 것을 다시깨닫게된 것이다.
일본 혼다자동차의 미국내 지사는 노동조합 결성을 하지 못하게 하고 있고, 노동조합이 없어도 열심히 일하겠다는 노동자가 줄지어 서있는 실정이다.
현대판 자동차 산업의 신화를만든 크라이슬러의 「아이아코카」사장도 결국은 노동조합으로부터 봉급·은퇴연금·노동시간의연장등 여러가지 양보를 받음 으로써 크라이슬러자동차를 희생시킨데 불과하다.
이와같이 미국의 노동정책과 노동입법도 시대에 따라 변해온 것이고 또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도 이런 점에서 한국의 실정을 정확히 인식하고 대처해야할 것이다. 한국신문이 대서특필하기 좋아하는 삼저호기로 인한 단군이래의 경제 호황은 86년의 일시적인 현상이었다.
한국으로는 처음으로 연간 50억달러의 무역흑자가 있었다고하지만 그것은 흥분할만한 것이 못되며 대만의 경우 매달그 정도의 혹자를 내고 있고일본은 1천억달러의 흑자를 논하고 있다.
또 우리는 아직도 4백억달러 넘는 외채가 있지 않은가.그 이자만도 4O억달러가 된다. 87년은 원유가도 올랐고, 원화도 절상되었고,이제 노동력도비싸게 되었다.고로 한국제품은 고가가 될 수밖에 없는데 아직 미국시장에서 고가품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유명회사 제품은 이미 시계· 자동차· TV· 비디오· 카메라등등 미국사람들이 이미 그것을 갗지 않으면 안되게끔 20∼30년간 미국에 정착해 있다. 그러나 한국은 겨우 TV나 자동차가 자기 상표를 갖고 미국에 진출했다. 그것도 제일 값이 싸다는 것을 내세우고서….한국산자동차나 TV가 없더라도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다른나라로부터의 경쟁상품이 얼마든지 있다. 우리나라의 제품은 미국시장에서 이제 겨우 걸음마를 시작한 것이다.
특히 88년 미국대롱령선거는외국상품 수입규제가 그 이슈가 될것 갈다. 미국국민들이 이제는 생산공장 없이 「위대한 미국」 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다음 선거로 정권이 바뀐다면 무역보호정책을 강화하고 수입규제를 강조할 것은 자명한일이다.
이런 역사적 상황에서 한국은 정부·국민·기업주·노동자모두가 합심하여 살아나갈 진로를 결정해야할 것이다. 경제선진국으로 발전할 것이냐, 아니면 여기에서 탁락하느냐는 여러분에게 달러 있다.
정부는 근로자의 생활향상만이 자본주의의 발전과 민주주의의 안정에 기본이 된다는 것을 인정해야겠다. 기업은 기업대로 근로자 없이는 기업이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경영합리화를 기해야겠다.
근로자는 근로자대로 기업과사회질서 없이는 일할 자리도,조국도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보다 나은 내일을 믿고 오늘은 자중할줄 알아야겠다. 특히 공산당에 악용 내지 역이용되어서는 안되겠다.
국민 모두는 노동자의 생활향상 없이는 선진조국도,경제번영도 없음을 자각하고 국민 사이에서 「위화감」을 가질 행동은 삼가야겠다. 이렇게해서 이번의 노사분규를 해결할수 있다면 우리는 또한번 민족 발전의 계기를 맞이할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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