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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도 중국 검열에 '백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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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세계 최대의 인터넷 검색업체인 미국의 구글이 중국 정부의 인터넷 검열에 무릎을 꿇었다. 사용자가 1억 명을 넘어선 중국 시장을 잡기 위해서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는 구글이 중국 정부가 민감하게 생각하는 단어의 검색 기능을 차단한 중국판 검색 사이트(www.google.cn)를 이번 주중에 열 예정이라고 25일 보도했다.

이 사이트는 '민주 개혁' '대만 독립' '파룬궁' 등 중국 정부를 자극하는 단어는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와 함께 e-메일.블로그.채팅 등 사용자가 스스로 콘텐트를 만들거나 서로 연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물론 중국 정부가 제한하는 일부 사이트로의 연결도 차단할 계획이다.

구글의 이러한 조치를 두고 중국 정부와 중국의 인터넷 시장을 지나치게 의식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그동안 "정보에 대한 수요에는 국경이 없다"며 정보 민주주의를 유달리 강조해 온 구글이 경제적 이익 앞에선 자신이 내세웠던 가치마저 저버렸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미 1억 명을 넘어선 중국 인터넷 이용자가 앞으로 더욱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이 회사가 경제적 이익을 위해 중국 정부의 인터넷 통제에 굴복한 것으로 본다. 이 회사는 최근 미 법무부가 포르노 관련 검색 자료를 요청했을 때 주요 인터넷 검색 업체 중 유일하게 자료 제출을 거부할 만큼 당당했다.

한편 구글에 앞서 중국 시장에 진출한 세계 유수의 인터넷 업체들도 중국 정부로부터 시장 진출 허가를 받아내는 대신 인터넷 검열을 수용해 왔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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