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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문화올림픽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518호 04면

editor’s letter

꼭 30년 전입니다. 1988년 제24회 서울올림픽 말입니다. 초록빛 주 경기장 한복판을 가로질러 뛰어가던 굴렁쇠 소년의 모습을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지켜보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혹여 넘어지지 않을까, 굴렁쇠를 쓰러뜨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고 소년이 임무를 멋지게 완수했던 것처럼, 우리는 그동안 참으로 열심히, 또 멋지게 살아왔습니다. 

이제 2018년 2월 9일부터 25일까지 제23회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립니다. 7일 저녁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올림픽 성공을 기원하는 음악회가 열렸습니다. 가장 기대를 모았던 코너는 첼리스트 정명화와 명창 안숙선의 무대였습니다. 피아니스트 한상일과 고수 전계열까지 함께 한 이 클래식과 국악의 화학적 결합이 궁금했습니다. 판소리 춘향가의 한 대목을 끌어내 첼로와 피아노, 소리북용으로 작곡한 임준희의 ‘세 개의 사랑가’는 서로 다른 아름다움이 어떻게 화합하는지 또 화합해야 하는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정명화 선생의 이몽룡 목소리 연기는 흐뭇한 미소까지 선사했죠.

정부가 이번 올림픽을 ‘문화 올림픽’으로 만들겠다고 8일 발표했습니다. 만신창이가 된 문화계에서 어떤 판이 벌어질 수 있을지 다시 궁금해집니다. 마침 15일부터 19일까지 평창 알펜시아에서 제2회 평창겨울음악제가 열립니다. 클래식과 재즈가 함께 펼쳐지는 무대죠. 서로 다른 장르가 어떻게 섞일지 이 역시 기대가 됩니다.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닙니다.

정형모 문화에디터 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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