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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 내뿜는 중장비도 동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임금협상결렬로 재연된 현대중공업의 노사분규는 2일 하오 시위·농성부터 일부 근로자들이 노조집행부의 평화시위방침을 무시하고 시청건물을 부수는 등 과격행동을 벌이자 집행부지도력의 한계가 드러나기도.
이날 하오4시 가두시위의 목적지인 공설운동장 앞까지 도착한 근로자들이 다시 시청까지 계속 행군을 요구, 집행부가 중장비 앞을 가로막고 운동장으로 들어가자고 설득했으나 근로자들이 끝내 반발, 시청까지 계속 가두시위.
하오7시20분쯤 윤세달 울산시장이 『시민편의를 위해 시청농성을 풀고 운동장으로 되돌아가자』고 설득, 집행부가 이를 받아들였으나 집행부의 처사에 반발한 근로자 2천여명이 시청에 계속 남아 자동차에 불을 지르는 등 집행부의 통제능력이 바닥을 드러냈다.
근로자들은 경찰에 맞서기위해 지게차·크레인 등 60여대의 중장비를 준비했는데 이중 가장 강력한 「무기」는 살상력을 가진 샌딩머신을 실은 트랜스포터.
샌딩머신은 모래를 뿜어 철판의 녹을 제거하는 기계로 살상반경이 20m나 되고 최대사거리 1백m나 되는데 이 기계를 너비 8m, 길이 15m나 되는 트랜스포터에 싣고 가두시위에 나서 효문로터리 등에서 대치한 경찰을 밀어붙일 때 탱크 못잖은 위력을 발휘.
시위근로자들은 가두행진도중 현대그룹계열사 앞에서 5∼10분씩 정지, 연좌농성을 벌이며 시위동참을 요구했으나 계열사 직원들은 의외로 냉담한 반응.
근로자들은 하오1시35분 현대종합목재 앞에서 『계열사는 동참하라』는 등 구호를 외치거나 공장건물에서 밖을 내다보고 있는 계열사 근로자들에게 야유를 퍼붓기도 했으나 계열사 근로자들은 박수만 쳤을 뿐 시위에 가담하는 근로자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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