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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급 유물 2600여점 ‘고향’ 의성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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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7일 오전 경북 의성조문국박물관으로 경주에서 삼국시대 유물 11상자 810점이 실려 왔다. 금동관모(사진) 등 보물급 유물이 여럿이다.

2014년 금성면서 발굴 금동관모 등
조문국박물관 시설 미비 보관 못해
작년 유물관리기관 인증 받고 이관

무슨 까닭일까. 경주 성림문화재연구원은 2014년 의성군 금성면 대리리 일대에서 유물을 발굴했다. 조문국박물관(관장 김영한)이 들어선 주변이다. 의성군이 이곳에 유교문화권 사업인 신라본역사지움(조문국지구) 조성의 일환으로 문화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대는 금성산고분군으로 300기가 넘는 고분이 산재해 있다. 성림문화재연구원은 여기서 유물 2671점을 발굴했다. 출토 유물은 모두 국가로 귀속된다. 성림문화재연구원은 이후 유물을 보존 처리하고 연구보고서를 발간한 뒤 수장고에 보관해 왔다. 조문국(召文國)은 삼한시대 초기 금성면 일대에 세워진 고대왕국이다.

의성군이 설립한 조문국박물관은 바로 옆 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이 경주로 옮겨지는 것을 그냥 지켜보기만 해야 했다. 그뿐이 아니다. 앞서 발굴된 탑리 고분 출토 유물 등도 국립중앙박물관이나 국립대구박물관에 가 있고 정작 조문국박물관엔 복제품이 전시돼 왔다. 그런 아쉬움은 조문국박물관이 시설을 확충하고 관리 방법을 개선하면서 해결됐다. 조문국박물관이 지난해 6월 국가귀속유물 보관관리기관으로 지정된 것이다.

2013년 설립된 조문국박물관은 이번에 국가유물 관리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가장 많은 유물을 인수하게 됐다. 인수 작업은 3일간 이어진다. 인수 유물은 조문국 멸망 이후인 5∼6세기 삼국시대의 것이다. 희귀한 금동관모를 비롯해 금동관장식, 은제허리띠와 장식, 가는고리 귀걸이, 굵은고리 귀걸이, 뚜껑굽다리 접시, 긴목항아리, 은제관장식 등 모두 2600여 점으로 박물관 측은 “대부분 보물급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박물관이 보관해 온 유물은 2227점. 이번에 인수받는 유물은 수량이 그보다 더 많다. 이번 인수로 전체 유물은 두 배 이상 늘어나게 됐다. 김기정 박물관 학예계장은 “이곳이 국가유물 관리기관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국가 발굴매장문화재는 앞으로도 계속 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성군은 오는 5월 이번에 인수한 유물을 조문국박물관 2층 상설전시실에 전시할 계획이다. 의성에 새로운 볼거리가 생긴 것이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의성의 유물이 의성으로 돌아와 더 없이 기쁘다”며 “이들 유물이 잊혀진 고대왕국 조문국을 연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송의호 기자 ye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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