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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차' 마세라티 최초 SUV 르반떼 시승기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말 종영한 tvN 드라마 ‘도깨비’에서 주인공 김신(공유)이 타는 차가 마세라티 ‘르반떼’다.

르반떼는 100년 역사의 이탈리아 자동차 브랜드 마세라티가 처음 선보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6기통 가솔린ㆍ디젤 엔진을 얹은 4륜 구동 중형 SUV다. ‘강남 SUV’로 불리는 포르쉐 ‘카이엔’이 경쟁차다.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에 마세라티를 상징하는 ‘삼지창’ 엠블럼부터 한 눈에 들어온다. 전장(길이) 5m, 휠베이스(축간거리) 3m에 이르는 덩치에서 여유가 느껴졌다. 운전석에 올라 마세라티 고유의 ‘삼지창’ 엠블럼이 박힌 운전대를 쥐었다.

이탈리아 패션 업체 ‘에르메네질도 제냐’와 협업해 만든 가죽 질감이 매끄러웠다. 보통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하는 ‘A필러(전면 엔진 보닛과 천장을 잇는 부분’ 안쪽까지 맨질맨질한 ‘스웨이드’ 소재로 마감했다.

시승차는 3.0 디젤 모델.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6.9초 걸린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200㎞까지 시원하게 밟아봤다. 속도계 눈금이 쭉쭉 올라갔다.

최고 출력 275마력, 최대 토크 61.2㎏fㆍm의 제원이 실감났다. 길이가 긴데도 몸놀림이 가벼워 마세라티 스포츠 세단인 ‘기블리’나 ‘콰트로포르테’처럼 운전하기 버겁지도 않았다. ‘오프로드(험로)’ 주행 모드에서 오르막길을 달리자 네 바퀴가 지면을 꽉 붙잡는 게 느껴졌다. 다만 200㎞를 넘자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아도 좀처럼 속도계 눈금이 올라가지 않았다.

마세라티 특유의 ‘우르릉’하는 배기음은 여전했다. 마세라티는 이 소리를 내기 위해 작곡가와 피아니스트를 자문 위원으로 초빙해 소리를 가다듬는다.

일전에 시승한 카이엔이 ‘매끈한 경주마’ 느낌이었다면 르반떼는 좀 더 야생마에 가까웠다. 계기판이 85㎞를 달렸다고 알려줬다. 평균 연비는 L당 9.1㎞(공인연비 L당 9.5㎞). 고속 주행을 반복한 점을 감안하면 괜찮은 수준이다. 가격은 1억1000만~1억4600만원.

마세라티가 ‘기블리’를 처음 선보였을 때 일부 자동차 매니어들은 (1억원에 육박하는데도) 명품 브랜드가 ‘보급형’ 스포츠카를 선보였다며 수근거렸다. 르반떼는 마세라티가 선보인 ‘SUV의 기블리’라고 보면 된다. 운전하기 편하고 빨리 달리는, 그러면서도 이탈리아 종마의 감성을 놓치지 않은 SUV 말이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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