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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샐러드 먹기 힘들어진 이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영국에서 샐러드 먹기가 힘들어졌다. 채소 부족 때문이다.

대형 수퍼마켓 등에서는 최근 양상치와 가지, 브로콜리와 애호박, 양배추 등을 수요에 맞춰 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대형마트에선 양상치를 한 사람당 3개까지만 구매하도록 안내문을 붙여놓고 있다. 이유는 이들 채소가 재배되는 스페인 남부에 지난해말부터 폭우가 쏟아져 농장이 피해를 입어서다. 주 수입처가 타격을 입자 영국 대형마트들은 “스페인의 지속되는 날씨 문제 때문에 양상치 공급이 부족하다. 다른 사람들도 사갈 수 있도록 구입량 제한에 협조해달라”는 문구를 내걸었다.

영국 현지에서 채소를 공급하는 데에도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날씨 예보에 따르면 이달말께 추위가 몰려올 예정이다. 땅이 얼면 당근 같은 뿌리식물 수확이 어려워져 공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아스파라거스도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악천후 속에 수확을 할 경우 농가의 비용이 증가해 소비자 가격도 오를 전망이다.

영국의 2월 한파는 북극 성층권에 위치하는 소용돌이 기류인 ‘폴라 보텍스’가 남하하는 게 원인이라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주변에 제트기류가 강하게 형성되면 내려오지 않지만 그 기류가 약해지면 남하해 피해를 주는데, 지구 온난화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돼 있다.

탤레그래프는 올리브 오일 부족도 영국인의 샐러드 섭취를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올리브 산지인 스페인의 섬에 박테리아가 퍼져 수천 그루가 감염됐는데, 스페인 본토로 전파될 경우 올리브 오일 공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에서 유통되는 올리브 오일의 절반 가량이 스페인산이다.

글로벌 시대와 기후 변화는 샐러드를 먹는 일상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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