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안 수술, 근시 탓 안경 썼다면 라식·라섹 제격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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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강일구 ilgook@hanmail.net

노안 수술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 노인의 사회활동이 증가한 데다 노안이 오는 시기가 예전에 비해 빨라지면서 노안 환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막상 수술을 받으려고 알아보면 수술법이 너무 많아 헷갈린다. 세세한 차이까지 따지면 10가지가 넘는다. 입소문만으로 내게 맞지도 않는 수술을 덜컥 받았다간 낭패를 보기 쉽다. 실제 한국소비자보호원이 2012~2014년 안과 관련 피해구제 사례를 분석한 결과, 50~70대(64.2%)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역설적으로 수술 종류가 워낙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서울시보라매병원 안과 한영근 교수는 “노안은 수정체의 탄력이 떨어지면서 생긴다”며 “아직까지 탄력을 회복시키는 근본적인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도 여러 노안 수술법이 나왔지만 몇 년간 반짝했다가 사라졌다”며 “어떤 수술이든 젊었을 때의 시력으로 완전히 돌리긴 힘들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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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안 수술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한다. 첫째, 라식·라섹을 응용한 방법이다. 레이저를 이용하기 때문에 레이저교정술이라고도 한다. 수술법 자체는 라식·라섹과 같다. 다만 일부러 양 눈의 시력을 다르게 시술한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 눈(비주시안)을 일부러 근시로 남겨둔다. 한 눈은 먼 거리를, 다른 한 눈은 가까운 거리를 보도록 역할을 나눈 것이다.

둘째, 각막 사이에 ‘인레이’라는 아주 얇은 막을 집어넣는 방법이다. 수술은 비주시안에만 한다. 노안 라식과 마찬가지로 양 눈이 각각 먼 곳과 가까운 곳을 보도록 한다. 들어가는 막의 종류에 따라 카메라인레이, 레인드롭인레이로 나뉜다. 카메라인레이는 링처럼 생긴 얇은 막이다. 카메라의 조리개를 줄이면 상이 또렷해지는 것처럼 초점을 가운데로 모아 가까운 곳을 잘 보이게 한다. 레인드롭인레이는 투명한 막이다. 얇은 막이 각막에서 굴절되는 각도를 바꿔 가까운 곳이 또렷하게 보이게 하는 원리다.

셋째, 기존 백내장 수술을 응용한 다초점 인공수정체 수술이다. 백내장이 대부분 노안과 함께 온다는 점에서 두 수술을 한 번에 한다는 장점이 있다. 미리 도수를 계산해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넣는다. 양 눈에 각각 다른 도수의 단초점 인공수정체를 넣는 방식도 있지만, 최근엔 양쪽에 모두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넣는 방법이 각광받는다.

※비급여 가격이기 때문에 병원마다 차이가 큼

시력, 각막 상태, 보유 질환 등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수술은 따로 있다. 가장 중요한 건 평소 직업·취미를 포함한 생활습관이다. 컴퓨터를 이용한 모니터 작업을 주로 하는 사람과 책이나 신문을 주로 읽는 사람의 교정 목표 시력은 당연히 다르다. 눈 질환이 있는지 여부도 중요하다. 백내장이 있으면 라식이나 인레이는 하지 않는다. 백내장을 제외한 다른 눈 질환은 노안 수술 전에 해결하는 게 원칙이다. 녹내장이나 황반변성이 있을 때는 수술할 수 없다.

수술 전에 근시가 심해 안경을 썼다면 라식·라섹이 알맞다. 원래 있던 근시를 함께 없앨 수 있다. 반면 눈이 좋았는데 노안이 와서 돋보기만 썼다면 인레이 삽입이 낫다. 젊었을 때 라식이나 라섹 수술을 받았다면 노안 라식 또는 인레이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라식이나 인레이는 각막의 모양과 두께가 중요하다. 기준치 이상일 때만 수술할 수 있다. 젊었을 때 각막을 깎아내는 수술을 받았다면 각막이 얇아졌을 가능성이 크다. 정확한 검사를 통해 수술이 가능한지 확인해야 한다.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알아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부작용이 없는 수술은 없다. 라식·라섹은 안구건조증이, 다초점 인공수정체 수술은 야간 빛 번짐 현상이 한동안 나타난다. 인레이 삽입술은 근거리 시력은 좋아지지만 원거리 시력이 조금 떨어지는 현상이 있다.

평소 앓고 있던 질환도 확인해야 한다. 특히 당뇨병은 다양한 눈 합병증을 유발한다. 당뇨병이 있어도 수술을 받을 수는 있지만, 합병증이 심하면 기대했던 시력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당뇨 합병증으로 황반 부종이 있다면 수술보다는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로 교정하는 게 낫다. 수술 전에는 유전자 검사도 받아야 한다. 레이저로 각막을 깎아내면 각막이 불투명해지는 ‘아벨리노이영양증’이라는 유전병이 있다. 낯선 이름이지만 한국인 870명 당 1명꼴로 유병률이 낮지 않다. 이밖에도 호르몬, 갑상샘 기능, 자가면역질환 여부 등 40~50가지 검사를 2시간 동안 꼼꼼히 받아야 수술 후 만족도가 높다.

병원에서 어떤 제품을 사용하는지도 파악하는 게 좋다. 다초점 인공수정체 수술을 예로 들면 눈부심이나 야간 빛 번짐 같은 기존 부작용을 크게 줄인 렌즈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예전엔 근거리를 강조하다보니 중간거리가 제대로 맞지 않는 단점이 있었는데, 최근 개선된 제품이 선보였다. 대한안과학회 김재용 부총무이사(서울아산병원)는 “합병증이 없는 한 재수술을 하지 않으므로 평소 생활습관과 환자 상태에 따라 신중하게 수술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술만큼 중요한 게 수술 후 관리다. 당장 교정된 시력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근거리, 중간거리, 원거리를 모두 보면서 적응해야 한다. 비앤빛강남밝은세상안과 류익희 원장은 “회복하기 위해 일부러 눈을 쓰지 않으려는 환자가 종종 있다”며 “그러나 시력은 자주 본다고 닳는 게 아니다. 충분히 연습해야 빨리 적응한다”고 말했다.

영양관리도 중요하다. 눈에 좋다고 알려진 루테인, 오메가3, 비타민B·C를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루테인은 시각 자극의 90% 이상을 처리하는 황반의 구성 물질이다. 체내에선 합성이 안되고 나이 들수록 밀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챙겨 먹는 게 좋다. 콜레스테롤 수치 저하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오메가3는 눈물의 증발을 막아 눈을 보호한다. 미국안과학회에서도 권고하는 성분이다. 류익희 원장은 “눈에 좋은 농도를 섭취하려면 매일 고등어 반 조각은 먹어야 한다”며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관련 제품을 먹으면 도움이 된다. 혈관 건강을 위해선 500mg으로 충분하지만, 눈에는 최소 1000~2000mg을 섭취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진구 기자 kim.jing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