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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정보당국 총책 김원홍 보위상 해임설

중앙일보

입력

북한의 김원홍 국가보위상이 지난 12월 중순 조선노동당 조직지도부 검열을 받은 뒤 직위에서 해임되고 계급도 대장(별 넷)에서 중장(별 둘)으로 두 계급 강등된 것으로 보인다고 대북 소식통이 3일 전했다.

앞서 세계일보 등 일부 매체는 김원홍 보위상이 전격 숙청됐다고 3일자로 보도했다. 국가정보원은 3일 오전 9시30분 현재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통일부는 “확인 중”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원홍은 한국의 국가정보원장에 해당하는 국가보위상(옛 국가안전보위부장)을 맡았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체제 출범 후인 지난 2014년 4월 국가안전보위부장에 오르며 권력 핵심으로 부상했다. 지난 2013년 12월 김정은 위원장의 고모부인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숙청과 처형을 주도했다. 그를 두고 북한에선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말이 돌 정도였다.

김원홍은 그러나 지난달 1일 김정은이 매년 새해 첫날 당ㆍ군ㆍ정 간부들과 함께 하는 금수산태양궁전(김일성ㆍ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곳) 참배를 마지막으로 북한 공식 매체에서 자취를 감췄다. 지난 9일 당ㆍ국가ㆍ경제기관ㆍ무력부문 일꾼 연석회의에 고위 간부 가운데 혼자 불참했다. 지난해 12월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5주기를 맞아 열린 중앙추모대회에만 얼굴을 비췄을 뿐 이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나 관영 조선중앙통신에선 사라졌다.

이를 두고 대북 소식통은 익명을 전제로 “김원홍 보위상에 대해 당 조직지도부가 지난달 20일경 대대적인 검열을 벌였으며, 이후 1차적으로 복귀를 했으나 결국 좌천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김원홍의 직속 부하들도 줄줄이 바뀌었으며 김원홍의 복권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원홍의 좌천설은 지난해 12월부터 불거져 나왔다. 탈북자 단체인 NK지식인연대는 지난해 12월 김원홍 보위상이 권력 남용 및 비리 혐의로 조직지도부의 검열을 받았다고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전한 바 있다.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등 고위급을 탈북이 이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NK지식인연대는 전했다.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는 본지와 통화에서 “김원홍이 소위 ‘정보 정치’를 하면서 김정은ㆍ이설주 부부의 가족에 대한 내사도 하는 등 그 권력을 남용했고, 장성택이 운영하던 무역회사를 김원홍이 좌지우지하면서 비리 혐의도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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