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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유학생들 '찬밥신세'…현지·한국 취업 '바늘구멍'

미주중앙

입력

졸업을 앞둔 한인 유학생들이 갈수록 궁지에 몰리고 있다. 미국과 한국 취업시장 모두 얼어붙어 운신의 폭이 좁아진 모습이다.

최근 4년 동안 한인 유학생 상당수는 졸업 후 한국으로 귀국했다. 졸업후현장실습(OPT)으로 1년 더 머물 수 있지만 정규직 전환은 쉽지 않다.

어렵게 일자리를 얻어도 전문직 취업비자(H-1B) 추첨률 30%를 통과해야 하는 2차 관문도 뚫어야 한다.

UCLA 한 졸업생은 "그나마 한인업체에서 일자리를 얻어도 취업비자에 당첨되지 않을 때가 많다. 10명 중 8~9명은 한국으로 돌아가는 추세"라고 전했다.

문제는 한국의 취업시장도 꽁꽁 얼어붙었다는 점이다. 10여 년 전 조기유학 붐이 일면서 최근 공부를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하는 유학생 수도 부쩍 늘었다. '유학생 메리트'가 사라진 이유다.

한국 귀국 후 중소업체에 취업한 UCLA출신 김모(33)씨는 "미국의 한인회사에서 경력 2년 쌓았어도, 한국에서 반년 넘게 취업이 안 됐다. 갓 졸업해서 돌아온 유학생은 더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현재 한국 청년 실업률은 9.8%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내로라하는 국내 대학 졸업생과 경쟁하다보니 '빛 바랜' 유학생 메리트가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기업 채용자가 유학생 출신을 우대하던 분위기도 사라졌다. 명문대 출신외에는 국내 대학 출신을 선호하는 경향마저 보인다.

주립대를 졸업한 김정희씨는 한국방송과 인터뷰에서 "채용자들이 (유학생은) 어차피 곧 해외로 나갈 것이라는 인식으로 면접을 진행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네티즌 지**는 "한국 명문대 졸업생도 취업이 안 되는 상황이다. 유학생도 영어실력 외에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 대기업도 도피성 유학생 실태는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ret**는 "미국 최상위대학 졸업생만 아직도 경쟁력이 있다"는 글을 남겼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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