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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필리핀 경찰에 피살 한인 미망인에 사과

중앙일보

입력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30일 오후 필리핀 현직 경찰에게 납치, 살해된 한인 지모(53)씨의 부인을 만나 사과했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전했다.

면담은 대통령 집무실에서 이날 오후 2시25분(현지시간)부터 약 40분 동안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현직 경찰들이 이런 범행을 저지른 데 대해 사과하며,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또 “진상 규명과 가해자 처벌을 위해 최선을 다해 철저한 수사를 진행중이며, 현재 용의자가 대부분 확인된 상태”라고 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씨의 부인이 요청할 경우 경호와 숙소 제공 등 모든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고도 밝혔다. 유가족의 손해배상 문제와 관련해선 “현재 진행중인 법원의 재판 절차가 일단 마무리돼야 하지만, 우선 유품 반환 등 가능한 조치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씨의 부인이 공식 분향소 설치를 원한다고 말하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를 수락했다. 또 추가적으로 더 필요한 사항이 있을 경우 자신이나 관련 기관에 직접 연락하라고 당부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이날 면담에는 페르펙토 야사이 외교부 장관, 델라 로사 경찰청장과 김재신 주필리핀 한국 대사가 배석했다.

앞서 현직 경찰 3명이 포함된 일당은 지난해 10월 지씨를 앙헬레스 자택 인근에서 납치해 경찰청 본부 내에서 살해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24일 대통령실 명의의 사과 성명을 발표했고, 26일엔 대림건설이 시공한 사랑가니 화력발전소 준공식 연설에서 공개 사과를 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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