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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동기생 최홍석-김정환이 그리는 꿈, '장충의 봄'

중앙일보

입력

프로배구 우리카드는 올해로 창단 8시즌째를 맞는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경험은 없다. 올 시즌만큼은 다르다. 5라운드 시작과 동시에 2위로 뛰어올랐다. 우리카드에서 7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는 동기생 최홍석(30)과 김정환(30)이 꾸는 '장충의 봄배구'도 현실 앞으로 다가왔다.

최홍석은 올시즌 외국인선수 파다르와 함께 공격을 이끌고 있다. 26일 현재 득점은 9위(321점), 공격종합 성공률(55.47%)과 공격효율(41.50%)은 2위에 올라있다. 특히26일 OK저축은행전은 최홍석의 진가가 드러난 경기였다. 주포 파다르(19점) 못잖게 많은 공격을 하면서 15점을 올렸다. 특히 2-0으로 앞선 3세트 27-27에선 그림같은 퀵오픈을 성공시킨 뒤 서브 에이스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 "경기 중반부터 서브를 때릴 때 몸이 가벼워보였다. 최홍석이 에이스 역할을 충분히 해줬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최홍석은 "리시버 사이를 보고 때렸는데 득점이 되리라는 자신이 있었다. 백 퀵오픈을 성공하고 서브를 넣어서 리듬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봄 배구를 바라보고 있는 최홍석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순위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언제 바뀔 지 모르지만 2위라는 건 큰 의미가 있다. 남은 경기에도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라운드가 지날수록 팀 분위기가 올라가고 있어 자신감 있게 경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든든한 지원군도 있다. 2010시즌 입단 동기인 김정환이다. 국군체육부대에서 군복무를 한 김정환은 휴가기간에 팀에 합류해 연습을 했다. 그리고 이날 전역신고를 마친 뒤 경기장에서 팀 승리를 지켜봤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함께 전역한 미들블로커 구도현(25)과 함께 홈 팬들을 향해 인사를 하기도 했다. 최홍석은 "군에 가기 전에 오래 호흡을 맞췄다. 정환이가 돌아오면 우리 팀에는 플러스가 되기 때문에 든든하다"고 말했다. 김상우 감독도 "당분간은 신으뜸이 (레프트) 자리를 지키겠지만 안 좋을 때 김정환이 해줄 몫이 있다"고 말했다. 김정환은 29일 구미 KB손해보험전에서 복귀전을 치른다.

짧은 머리의 김정환은 한 눈에 보기에도 날렵해져 있었다. 그는 "6㎏ 정도 감량을 했다. 동료들이 약간 불쌍하게 바라봤다"고 웃었다. 그는 "발목 부상 경력이 있기 때문에 몸이 가벼운 게 좋을 것 같다고 감독님이 권유했다. 닭가슴살만 먹으면서 웨이트트레이닝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경기감각이다. 지난해 9월 코보컵 이후 전혀 실전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리시브다. 왼손잡이의 이점을 살려 주로 라이트로 뛰었던 김정환이지만 파다르가 있어 레프트를 맡아야 한다. 김정환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 감각과 리시브다. 전국체전 때도 부상 때문에 뛰지 못했다. 상무에선 쭉 라이트로 나섰는데 리시브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대에서도 김정환은 우리카드의 경기를 모두 챙겨봤다고 한다. 김정환은 "동료들이 너무 잘 해줘 포스트시즌을 노릴 수 있는 위치까지 와 있어 정말 고맙다. 내가 돋보이기보다는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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