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비밀경호원, “트럼프 위해 총알 맞지 않겠다”던 요원 징계 코앞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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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이 있었던 지난 20일(현지시간) 경호하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미국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이 있었던 지난 20일(현지시간) 경호하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미국 비밀경호국 소속 여경호원이 소셜미디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경호 거부 글을 여러 차례 올린 사실이 뒤듯게 알려져 당국이 징계조치에 나섰다.

2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비밀경호국 콜로라도주(州) 덴버 지부의 고위급 경호원 케리 오그레이디는 지난해 대선 유세 기간 중 자신의 페이스북에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를 위해 총알을 맞지 않겠다”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연방공무원 규정 관련법상 자신의 정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힐 수 없는 신분이지만, 이를 존중하지 않겠다는 글도 여러 차례 올렸다.

오그레이디는 한 게시글에 “약 23년간 공무원으로서, 해치법(선거 부패 방지를 위해 1939년과 1940년에 제정된 2개의 법률로 연방공무원 정치 활동 금지법)을 위반하지 않으려 매우 노력하고 조용히 말을 삼가고 중심을 지켰다”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 같은 사람들은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그렇다면 난 후보 모두가 총을 맞게 놔두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세상은 달라졌고 나도 바뀌었다”며 “후보들을 총에 맞게 하거나 감옥에 가겠다. 해치 법을 저주한다. 난 그녀(클린턴 전 후보)와 함께 한다”고 말했다.

오그레이디는 정치전문지인 워싱턴이그제미너가 25일 그의 게시글을 보도하자 페이스북에서 해당 게시글 모두 삭제했다.

비밀경호국은 이날 성명에서 “특정 인물의 문제를 언급할 수는 없지만 그의 게시글을 알고 있으며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비밀경호국 소속 모든 경호원과 직원은 최고로 전문적이고 윤리적인 행동을 해야 한다”며 “비밀경호국은 직원의 부정행위에 대한 모든 증언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신속히 조사한다”고 덧붙였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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