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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포 소녀’, 트럼프에 편지…“아이들을 구해주세요”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시리아에서 탈출해 터키에 정착한 알라베드. [BBC 캡처]

지난달 시리아에서 탈출해 터키에 정착한 알라베드. [BBC 캡처]

“트럼프 아저씨, 시리아에 있는 수많은 아이들을 구해주세요.”

트위터를 통해 시리아 내전 참상을 세계에 알린 ‘알레포 소녀’ 바나 알라베드(7)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시리아 어린이를 구해달라는 공개 편지를 썼다. 알라베드는 지난해 9월 ‘평화를 원해요’라는 첫 트윗을 올린 이래 시리아 내전 최대 격전지인 알레포의 상황을 일기 쓰듯 생생히 중계해 ‘21세기 안네 프랑크’라고 불렸다. 지난달 알레포에서 무사히 탈출해 현재는 가족과 함께 터키에 머물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24일(현지시간) “알라베드가 트럼프 취임(지난 20일)을 앞두고 시리아 아이들을 구해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썼다”며 전문을 소개했다. 편지를 공개한 알라베드의 어머니는 “트럼프가 TV에 여러 번 등장한 것을 본 딸이 이렇게 편지를 작성했다”고 전했다.

트위터를 통해 시리아 내전 상황을 세계에 알린 ‘알레포 소녀’ 바나 알라베드(7). [트위터 캡처]

트위터를 통해 시리아 내전 상황을 세계에 알린 ‘알레포 소녀’ 바나 알라베드(7). [트위터 캡처]

알라베드는 편지에서 “저는 시리아 알레포에서 온 7살 소녀 바나 알라베드에요. 지난달 알레포를 떠나기 전까지 내전으로 고통받았던 수많은 어린이 중 한 명이에요”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저는 지금 터키에서 평화를 찾았지만 제 시리아 친구들은 여전히 고통받고 있어요. 친구들과 함께 놀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어른들로 인해 수십만 아이들이 고통받고 있어서 너무 슬퍼요”라고 적었다.

또 알라베드는 “저는 당장 밖에 나가서 놀 수도 있고, 아직 가진 않았지만 원하면 학교에도 갈 수 있어요”라며 “이게 바로 트럼프 아저씨를 포함해서 모든 사람에게 평화가 중요한 이유인가 봐요”라고도 적었다.

그러면서 알라베드는 “아저씨가 곧 미국 대통령이 된다고 알고 있어요. 그러면 제발 시리아 아이들을 구해주실 수 없을까요? 그 아이들은 아저씨의 아이들처럼 평화를 누릴 권리가 있어요. 시리아 아이들을 위해 꼭 도와주세요”라며 시리아 내전 종식을 부탁했다.소녀는 편지를 맺기 전 “아저씨가 시리아 아이들을 위해 무언가 돕겠다고 약속해주신다면, 저는 이미 아저씨의 친구가 될 거에요”라는 말도 덧붙였다.그러나 BBC는 알라베드의 애절한 편지에도 불구하고 시리아 내전은 계속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2011년 시작된 내전은 지난달 30일 미국을 배제한 러시아와 터키의 중재로 휴전이 발효됐다.

그러나 휴전을 감독하는 공동기구 설립에 24일 시리아 반군이 불만을 표하면서 불안정한 휴전 상황이 유지되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는 러시아 정부를 묵인할 뜻을 내비쳐 온 터라 시리아 정권과 반군 간의 평화협정 체결도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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