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전 재산 딸에게…’장시호에 유언장 넘겨”

최순실(61·구속기소)씨가 자신의 모든 재산을 딸 정유라(21)씨에게 준다는 내용의 유언장을 작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24일 TV조선이 보도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장시호씨는 최씨의 집에서 제 2의 태블릿 PC를 갖고 나왔을 당시 최씨의 유언장도 함께 가져왔다. 언론 취재를 피해 독일에 숨어있던 최씨가 장씨에게 서울 청담동 자택에서 짐을 옮겨 달라고 부탁했을 때 가져온 것이다.

장씨는 “최씨의 부탁을 거절하자 ‘이모는 곧 죽을 것이며, 유언장도 같이 있으니 꼭 가져가라’고 최씨가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유언장은 최씨의 금고 안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가 작성한 유언장의 내용은 모든 재산을 딸 정씨에게 넘긴다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장시호씨 측은 재산 목록 등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고 전했다.

최씨의 유언장의 존재가 확인되면서 최씨 일가의 정확한 재산 규모를 입증할 결정적인 단서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지난 22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씨가 지난해 10월 조카 장시호(38)씨에게 자신의 청담동 집에서 옮겨달라고 했던 짐 중에 유언장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장씨는 최씨의 부탁을 받고 유언장을 찾으러 갔지만 이를 확보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는 특검에서 “유언장과 같은 개인적인 물건은 나에게 부탁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장씨의 변호인은 “장씨와 얘기하는 과정에서 ‘유언장’ 얘기를 듣기는 했지만 실제로 (최씨 집에) 없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검도 일단 “유언장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로 인해 유언장이 이미 ‘제3의 장소’로 옮겨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장시호씨 측은 유언장을 최순실씨 측에게 전달했다고 밝혔지만 최씨 측은 받은 사실이 없다며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