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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세' 김삼순은 노처녀 vs '30세' 김혜진은 취준생

중앙일보

입력

2005년 방송된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사진 MBC]

2005년 방송된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사진 MBC]

10년 전만 해도 드라마 속 노처녀는 30대 초반으로 그려졌다.

노처녀의 대명사 김삼순은 당시 30세로 묘사됐다. [사진 MBC `내 이름은 김삼순` 홈페이지]

노처녀의 대명사 김삼순은 당시 30세로 묘사됐다. [사진 MBC `내 이름은 김삼순` 홈페이지]

2005년 최고 시청률 50.5%를 기록한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은 30대 노처녀 김삼순(김선아 분)의 삶과 사랑을 경쾌하게 그려내며 큰 인기를 누렸다. 김삼순은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노처녀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드라마 속 그의 나이는 30세였다.

노처녀 라디오DJ 미자의 일과 사랑을 그린 KBS 드라마 '올드 미스 다이어리'(2004년 방송)에서 주인공 미자(예지원 분)는 31세였다.

이처럼 10년 전 드라마들 속에서 '30대 초반'이라는 나이 설정을 가진 여자 주인공들은 결혼을 못해 주변에서 잔소리를 듣거나 노처녀로 우울해하는 여성들로 표현됐다.

그렇다면 10년이 흐른 지금은 어떨까.

`그녀는 예뻤다` 김혜진 캐릭터 설명. [사진 MBC `그녀는 예뻤다` 홈페이지]

`그녀는 예뻤다` 김혜진 캐릭터 설명. [사진 MBC `그녀는 예뻤다` 홈페이지]

최고 시청률 38.8%를 기록한 KBS드라마 '태양의 후예'(2016년 방송) 속 강모연(송혜교 분)의 나이는 1983년생으로 방영 당시 기준 33살이었다. 잡지사 관리팀 인턴의 이야기를 다룬 MBC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에서 주인공 김혜진(황정음 분)의 나이는 30세였다.

KBS `태양의 후예` 여주인공 강모연은 1983년생이었다. [사진 KBS 태양의 후예]

KBS `태양의 후예` 여주인공 강모연은 1983년생이었다. [사진 KBS 태양의 후예]

'태양의 후예' '그녀는 예뻤다'의 여자 주인공 모두 결혼을 하지 못 해 안달인 캐릭터가 아니었다. 강모연은 우르크로 봉사활동을 떠났고, 김혜진의 인생 최대의 목표는 '취업'이었다.

이제 더 이상 드라마 속에서 '30세'라는 나이는 결혼이 의무인 나이로 묘사되지 않는다. 현실 역시 마찬가지다. 초혼 나이가 점점 늦춰지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일 가정 양립 지표'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여성이 처음 결혼하는 나이는 평균 30세다. 1995년(여성 25.3세)과 비교하면 20년 만에 여성의 초혼 연령은 4.7세로 올라갔다.

전문가들은 결혼이 과거와 다른 인식을 갖게 된 점을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하고 있다. 통계청의 '2016 사회조사통계'에 따르면 전체 인구 중 51.9%만이 '결혼은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조사에서 여성(47.5%)이 남성(56.3%)보다 결혼에 부정적이었는데 이는 결혼과 출산으로 인한 육아 부담이 상대적으로 여성들에게 더 가중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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