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불황속 일본 시장의 두 얼굴] 명품 가격 '더 비싸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5면

장기 불황에 빠져 저마다 치열한 가격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이지만 거꾸로 가격을 올리는 곳이 있다. 바로 카르티에.샤넬 등 유럽의 고급 브랜드 업체들이다.

이들 고급 브랜드 업체는 최근 평균 10% 가량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명목상 이유는 최근의 유로화 가치 상승으로 환차손이 생긴 부분을 보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차피 우리 고객은 돈많은 사람들이므로 가격을 올려도 더 잘 팔리면 팔렸지, 매출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이들 업체의 속셈이다. 실제 고급 브랜드 업체들이 몰린 긴자(銀座)와 아오야마(靑山) 일대는 손님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카르티에는 오는 12일 모든 상품에 대해 대략 10% 가량의 가격 인상을 할 계획이다. 올들어서만 벌써 두번째다. 샤넬은 이미 핸드백 등 일부 품목의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오는 10월까지 단계적으로 의류 품목의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루이뷔통의 경우는 더하다. 이미 본 고장인 프랑스에서 파는 가격보다 40% 비싸게 팔고 있지만 15일부터 핸드백 등 가방류와 지갑 등의 가격을 추가로 5.5% 올린다. 크리스티앙 디오르는 지난달부터 가죽제품 품목을 일률적으로 10% 인상했다.

이 같은 현상은 프랑스 등 유럽으로부터 수입하는 와인도 마찬가지여서 이래저래 일본 부유층 소비자들의 고급 브랜드 선호 취향은 불황과는 별 상관없는 듯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