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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무명과 신예, 강호를 꺾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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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배는 역시 '꿈의 기전'이었다. 이번 예선전에서도 무명기사와 신예들의 숱한 꿈이 이루어졌고 이변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8회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통합예선전은 7월29일 시작되어 8월4일 막을 내렸다.

총 2백66명이 출전하여 이중 16명이 본선 티켓을 손에 넣었다. 한국은 1백70명이 출전하여 9명이, 중국은 32명에 나서서 7명이 본선에 올랐다. 49명이 출전한 일본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단 한명의 본선진출자도 내지 못한채 전멸당하고 말았다.

본선 진출자는 장주주9단.루이나이웨이9단.조한승6단.김종수5단.한종진5단.원성진5단.최철한5단.김주호3단.이재웅2단(이상 한국), 장원둥(張文東)9단.류징(劉菁)8단.딩웨이(丁偉)8단.쿵제(孔杰)7단.추쥔(邱峻)6단.펑취안(彭筌)6단.리저(李喆)3단(이상 중국)이다. 이들 16명은 시드 16명과 합세해 8월 26일 본선 토너먼트를 시작한다.

◆루이나이웨이-장주주 부부 동반진출=전체적으로 한국과 중국 신예들이 초강세를 보인 가운데 40대에 접어든 루이나이웨이(芮乃偉)9단과 장주주(江鑄久)9단 부부가 각각 안영길5단과 양건6단을 격파하고 나란히 본선에 올랐다. 이들 부부가 함께 세계대회에 본선에 나서는 것은 11년 전 잉창치배 이후 처음이다.

◆한종진 수훈, 일본 전멸=일본은 예선결승에 3명이 살아남았다. 그 중 가장 믿을 만한 인물은 다카오 신지(高眉神路)9단. 그는 일본에서 최근 떠오르는 신흥 4강 중 한명이며 이미 도전기를 치르는 등 정상권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마지막 주자 다카오9단은 한국의 신예 한종진(24)5단에게 패배했고 결국 일본은 '2년 연속 전멸'이란 치욕을 당하고 말았다.

◆40대 김종수의 대이변=김종수5단은 올해 43세다. 1989년 늦깎이로 프로가 됐으나 거의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고 시드를 받아야 하는 세계대회 본선은 물론 꿈도 꿀 수 없었다. 그러나 김5단은 이번 대회에서 이상훈7단을 결승에서 꺾으며 생애 처음 세계무대에 오르는 감격적인 장면을 연출해냈다.

그가 속한 M조는 중국 랭킹 2위 저우허양(周鶴洋)9단에다 일본에서 온 유시훈9단, 윤성현8단 등 17명이 저마다 강호였으나 신예 최원용2단이 저우허양과 윤성현을 꺾으면서 이변의 발판을 만들어줬다.

◆F조의 최후 승자는 김주호=이번 대회 16개조 중에서 F는 소위 '죽음의 조'였다. 그곳엔 중국의 랭킹 1위 구리(古力)7단이 돋보이는 존재였고 한국의 서봉수9단과 최명훈8단, 그리고 올해 21연승의 주인공 김주호3단이 속해 있었다.

대회가 시작되자마자 서봉수는 일본의 신예에게, 최명훈은 박진솔2단에게 져 탈락했다. 구리7단도 2회전에서 한국의 안달훈5단에게 무릎을 꿇었다. 최후의 승자는 안달훈을 결승에서 꺾은 김주호였다.

◆중국 국가소년대 맹위=중국의 국가소년대는 9명이고 14,15세의 어린 소년들로 구성돼 있다. 이번 대회에 경험을 쌓게 하기 위해 이중 3명이 출전했는데 그들 모두 결승에 오르는 대활약을 보였다.

바로 리캉(李康.15)4단, 천야오화(陳耀華.14)3단, 리저(李喆.14)3단이 그들이다. 중국의 랭킹 10위 안의 기사들 중 쿵제7단 한사람만이 결승에 살아남을 정도로 치열했던 시합에서 이들 국가소년대가 예상을 뒤엎고 맹위를 떨친 것이다.

이 중 리저3단은 일본의 신예 야마다 신지3단을 꺾고 대망의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이외 중국의 뤄시허(羅洗河)9단과 한국 안조영7단을 연파하고 티켓을 거머쥔 이재웅2단의 쾌거도 화제였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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