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 "국민 존중않는 정부, 갈아엎어야"…전주 촛불집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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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제동씨가 21일 전북 전주에서 열린 `제11차 전북도민 총궐기 대회`에 참석해 시민 4000여 명 앞에서 만민공동회를 진행하고 있다. 김준희 기자

방송인 김제동씨가 21일 전북 전주에서 열린 `제11차 전북도민 총궐기 대회`에 참석해 시민 4000여 명 앞에서 만민공동회를 진행하고 있다. 김준희 기자
방송인 김제동씨가 21일 전북 전주에서 열린 `제11차 전북도민 총궐기 대회`에 참석해 시민 4000여 명 앞에서 만민공동회를 진행하고 있다. 김준희 기자
21일 전북 전주시 관통로에서 열린 `제11차 전북도민 총궐기 대회`에서 시민 4000여 명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시위를 하고 있다. 김준희 기자
21일 전북 전주시 관통로에서 열린 `제11차 전북도민 총궐기 대회`에서 시민 4000여 명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시위를 하고 있다. 김준희 기자

 
"함께 잘 살 수 있는 길이 있는데도 그럴 생각이 없는 정부라면 갈아엎는 것이 옳습니다."

21일 오후 전북 전주시 관통로에서 열린 '제11차 전북도민 총궐기 대회' 무대에 선 방송인 김제동(43)씨는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일하는 사람들이 누군가의 엄마이고, 아빠이고, 누나이고, 매형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경제 정책을 했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집회는 김씨가 시민들과 마이크를 주고받으며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만민공동회' 형식으로 치러졌다. 눈발이 날리는 강추위 속에서도 집회장을 찾은 시민 4000여 명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며 촛불을 들었다.

대전에서 온 허수린(24·여)씨는 "얼마 전 정부 세종청사 계단에서 여자 공무원이 과로사로 숨지는 '워킹맘의 죽음'이 있었다"며 "국가가 애를 많이 낳으라고 강요하기 전에 가족의 생계를 책임 지는 워킹맘들이 육아와 직장 일을 병행할 수 있는 복지 제도부터 만들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씨는 "주당 40~50시간씩 일하는 엄마들이 계단에서 쓰러지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며 "열심히 일해도 가난하다면 '그들이 게으르다'고 탓할 게 아니라 지금의 경제 체계가 올바른 것인지 함께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낸 세금이 우리를 위해 쓰일 수 있도록 만들려면 정치에서 시민의 주도권을 회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최순실 일가와 삼성에 대한 풍자의 말도 했다. 그는 "우리가 낸 세금이 남의 집 딸(정유라) 말 사는 데 쓰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아들딸을 함께 키우는 데 쓰였으면 좋겠다. 이재용과 삼성이 번 돈이 그들만이 번 돈이 아니라 열심히 일한 우리 모두의 돈이므로 우리 사회를 위해 함께 쓰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는 문정우(13)군은 '왜 여기에 나왔느냐'는 김씨의 물음에 "국민으로서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와 '기타 등등'을 찾기 위해 나왔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김씨는 "헌법 제37조 1항에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아니한다'고 돼 있는데 문군이 말한 '기타 등등'이 바로 그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씨는 끝으로 "돈 몇 푼 있다고 무릎 꿇리는 사람이 있으면 광장으로 나오라"며 "우리 모두 함께 어깨를 걸고 그들을 무릎 꿇리는 시대를 꼭 만들자"며 1시간 남짓 이어진 '만민공동회'를 마무리했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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