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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모그는 언제쯤 …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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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5호 31면

“세상에서 제일 먼 거리는 어딜까” 라고 누가 중국에서 묻는다면 “내가 너의 손을 잡고 있으면서도 너의 얼굴을 볼 수 없는 거리”라는 대답이 나올 것이다. 스모그가 심각해질 때마다 SNS에서 이런 풍자글과 각종 패러디가 우후죽순처럼 쏟아진다. 겨울철이 되면 중국 북쪽에 스모그 현상이 더욱 심해진다. 주변 한국친구들 중에 “스모그 때문에 베이징(北京) 출장도 최대한 미루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중국 산둥(山東)성에 거주하는 친구는 “마음 같아서는 스모그가 심하지 않은 중국 남쪽이나 외국으로 떠나고 싶지만 경제적인 여유가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알리바바 마윈 회장은 2013년 모 기업인 포럼에서 “최근 베이징 스모그 사태를 보면서 특별히 기분이 좋았다. 그동안 특권계층은 특급 물을 마셔 왔지만, 공기는 그런 특급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네티즌들의 뜨거운 공감을 얻었다. 외계인이라는 별명을 가진 마 회장은 2015년 말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인류에게는 지구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갈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 나는 내 행성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중국의 환경문제를 재차 비판했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스모그로 수입을 올리는 사람들도 있다. 마스크나 공기청정기는 불티나게 팔린다. 식당들은 폐에 좋거나 먼지를 씻어주는 식재료로 만든 요리를 개발하고, 여행사도 각종 ‘스모그 탈출 여행’ 등 다양한 상품을 출시한다.


중국 스모그로 이익을 보는 외국 기업도 적지 않다. 일본 제약회사 ‘고바야시’는 일본 방문 중국인을 겨냥해 최근 기침을 완화시켜주는 약 더스목(Dusmock)을 내놓아 히트를 쳤다.


지난 19일 제47차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린이푸(林毅夫)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 명예원장은 스모그의 해결책에 대해 “최대한 빨리 경제 발전을 시켜 사회를 고소득 단계에 오르게 하는 것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은 아직 제조업이 중심인 산업구조이므로 오염물질 배출량이 많고 오염이 심한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고소득 사회 단계에 오르게 되면 산업구조가 서비스업 위주로 바뀌고 에너지도 오염물질 배출량이 적은 것으로 대체돼 환경문제도 자연스럽게 개선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수입이 높아지면 국민소득도 높아지고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도 높아질 것이다. 중국의 이러한 환경적인 요인들이 빠르게 해결되기를 바라며 주변국에도 더욱 책임감이 있는 ‘좋은 이웃’이 되어주기를 기대한다.


왕웨이김종학프로덕션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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