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새 의장 중도우파 타이아니…보수로 쏠린 EU, 브렉시트 협상 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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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 타이아니

안토니오 타이아니

유럽의회 신임 의장에 이탈리아 우파 정치인 안토니오 타이아니(63)가 선출됐다.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치러진 유럽의회 의장 선거 4차 투표에서 그는 351표를 얻어 282표에 그친 이탈리아 출신 중도좌파 정치인 잔니 티펠라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대변인 출신
“영국은 EU의 중요한 파트너” 연설

언론인 출신으로 이탈리아 중도우파 정당 ‘전진 이탈리아’ 소속인 타이아니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의 대변인을 지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추천으로 2010~2014년 유럽연합(EU) 집행위 집행위원을 지냈다.

타이아니 당선으로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날트 투스크)과 EU 집행위원장(장클로드 융커)을 비롯해 EU 의장까지 EU 핵심 요직을 모두 우파인 국민당 그룹이 차지하게 됐다.

의장에 당선됐지만 타이아니에겐 정착할 시간이 별로 없는 상황이다. 당장 선거가 치러진 17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하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계획을 발표하는 연설을 했다. 유럽의회는 EU 법안을 저지하거나 수정할 권한을 갖고 있으며, 향후 영국과의 브렉시트 협상을 승인할지 여부에 관한 최종 결정권을 갖고 있다. 그는 2018년 말이나 2019년 초 끝날 것으로 보이는 브렉시트 협상의 승인 여부를 다뤄야 하는 등 향후 2년 여에 걸쳐 중요한 임무를 지게 됐다.

타이아니는 “앞으로 영국은 EU의 중요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월 중순 EU와 캐나다 간 포괄적 경제무역협정을 승인할 지를 놓고 유럽의회가 투표를 하는데, 그의 시험 무대가 될 전망이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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