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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시대의 개척자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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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태평양 과학대회가 20일 서울에서 막을 올렸다.
「학술올림픽」이라고 흔히 불리는 이 대회에 세계 70여개국의 학자 3천여명이 참석한 것은 의미깊다.
88년에 서울에서 스포츠의 올림픽을 주최해야할 입장에 있는 우리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학술행사를 개최하는 기대가 적지않다.
이 대회의 의미는 두가지로 집약될수 있을 것 같다.
하나는 전 세계의 과학자들이 모여 1천2백여편의 논문을 발표하는 과학자들의 희귀한 모임이 한국의 과학기술발전에 커다란 자극제가 되리라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태평양지역에 대한 집중적인 관심과 연구를 통해서 이른바「태평양시대」를 학술적으로 충실히 영글게하는 기회가 되리라는 점이다.
물론 이 대회에 참여한 나라들은 태평양 연안국가만은 아니다. 참가국은 미국과 소련·중공등 이 지역에 포함되면서 큰 관심도 갖고 있는 강대국들을 비롯해서 이곳과 직접 관련이 없는 동구권 국가들까지 포함되어 있다.
이것은 1920년 태평양과학협회가 창설되고 이 지역의 공동관심사 연구와 평화모색을 위해 대회를 마련한 이후 세계적인 관심이 이 지역과 이 대회에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증거다.
실제로 오늘날 태평양 국가들은 경제적으로 크게 번영하고 있고 또 앞으로 더욱 발전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세계인들은 이지역 국가들에서 무엇인가 배우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거기에 이 지역은 학문적으로도 더 연구되어야할 과제가 많다.
그 때문에 이번 대회의 전체 주제도「태평양지역의 과학·인력 및 자원에 관한 새로운 차원의 모색」으로 되어 있다.
아직 중진국 수준에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이 지역의 과학인력과 자원문제를 우리의 문제로 실감하지 않을수 없다.
지난 57년에 회원에 가입한후 처음으로 이같은 대규모 국제학술대회를 주최하게된 우리로서는 우리의 국력신장에 스스로 자부심을 갖게 되면서도 다양한 분야의 새로운 연구내용들을 접할수 있는 이 좋은 기회를 헛되이 하지 말아야겠다.
또한 이 대회는 노벨상수상 과학자들을 비롯한 세계과학자들의 모임인만큼 세계인들의 순수한 학술, 문화교류의 장으로 유루없는 역할을 수행해야겠다.
과학기술의 비약적 발전을 통해 인류는 지금 정보화 사회라는 새로운 미래를 열고 있다.
그 시대는 아마도 태평양이 중심이 되는 지구촌의 시대일 것이다.
태평양 지역의 경제적, 정치적 중요성은 실로 과학기술의 발전속에서 더욱 고조될 것이다.
과학인들은 새 시대의 개척자로서 뚜렷한 사명감을 가지고 인류문화 발전에 기여해야할 것이다.
인류의 행복을 위한 과학의 발전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과 협조가 이 대회의 성공적 개최로 더욱 더 다져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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