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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억9900만원 모금…대구 ‘사랑의 온도탑’은 뜨거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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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대구의 ‘사랑의 온도(사진)’가 100도를 넘어섰다. 17일 현재 84억9900여만원이 모여 117.6도를 가리키고 있다. ‘사랑의 온도탑’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진행하는 연말연시 나눔 캠페인 진행 척도다. 지난해엔 캠페인 종료(1월 말) 직전 어렵사리 100도를 달성했다. 2015년엔 아예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117.6% 달성…캠페인 1월 말까지
국정농단, 서문시장 화재 등 악재 속
유치원·고교생 등 개인 기부자 늘어

올해 대구의 사랑의 온도가 높은 비결은 개인 기부자들의 열띤 참여를 꼽을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가족 9명이 각자 1억원씩 통 큰 기부를 하는가 하면, 유치원 어린이들이 1년 동안 저금통에 모은 성금 110여만원을 전달했다. 고등학생들이 바자회를 열어 모은 수익금 60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5년 연속 1억원 이상씩을 기부한 ‘키다리 아저씨’가 올해도 나타났다. 쌈짓돈을 선뜻 내놓은 노인 , 상이군경회원 등 여러 나눔의 손길이 사랑의 온도탑을 달궜다.

캠페인이 막 시작될 때만 해도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봤다. 경기 침체와 함께 부정청탁금지법 시행,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빚은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가 나눔을 막을 것이란 우려였다. 지난해 11월 30일 큰불이 난 서문시장에 시민들의 성금이 분산되면서 목표 달성은 멀어지는 듯했다. 함인석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은 “어려운 여건에도 대구시민과 지역기업이 따뜻한 마음을 모아줬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기부도 한몫했다. 기업 기부는 전체 기부액의 49.5%(41억3000여만원)를 차지했다. 지난해 29억9000여만원보다 37.8% 증가한 것이다. 특히 지역 기업인 삼익THK㈜, 화성산업㈜, 희성전자㈜, 평화큰나무복지재단이 1억원씩 기부했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나눔 온도를 더 높여줄 기부자를 기다리고 있다.

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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