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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적극 엄호하는 바른정당…"문재인, 잘못하면 '남자 박근혜'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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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특정 정당에 들어갈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자 정치권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이미 새누리당에서 분당할 때부터 반 전 총장 영입을 핵심 목표로 세웠던 바른정당은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를 겨냥하며 적극적으로 반 전 총장을 엄호하고 있다.

정병국 바른정당 창당준비위원장은 17일 당 회의에서 “문 전 대표가 대담집을 출간한다고 해서 내용을 훑어봤다”며 “상식과 정의의 회복을 시대정신으로 잡은 것은 누가 당선돼도 실현해야 할 이 시대의 과제지만 전반적으로 여러 세대를 아우르는 통솔ㆍ화합능력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반 전 총장의 업적은 평가절하하면서 같은 당 대선 주자들에게 관대한 평가를 내리는 것은 문 전 대표가 말하는 상식과 정의의 회복과는 거리가 있다”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문 전 대표는) 책을 통해서 당신은(문 전 대표는) 스스로 종북이 아니라고 얘기한다”며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이 노무현 정부 당시 사면받은 일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 논란 등 그동안 문 전 대표를 둘러싼 논란 사례를 일일이 열거했다. 그런 뒤 “이러한 숱한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는 데 대해 스스로 뒤가 켕기지 않았는가 생각한다”며 “만약 문 전 대표가 대담집을 통해 의혹을 깨끗하게 해소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이 묻는다’는 책 제목은 제목에 불과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정당 전체회의 및 정책의총에 참석한 정병국 바른정당 창당추진위원장이 모두발언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정당 전체회의 및 정책의총에 참석한 정병국 바른정당 창당추진위원장이 모두발언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영우 의원도 문 전 대표를 정조준했다. 김 의원은 “국방위원장으로서 굉장히 우려되는 바가 있다”며 “도대체 사드 배치와 관련해서 문 전 대표의 확실한 입장이 무엇인지 아직도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 전 대표는 사드 배치 관련해선 분명한 입장이 있어야 국민들이 선택ㆍ결정할 것 아니겠느냐”며 “그 점에 대해서 좀 더 분명한 입장을 밝히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중대한 문제를 갖고 우유부단한 입장을 취하면 대통령이 된들 제2, 제3의 최순실이 나오게 된다고 본다”며 “잘못하면 ‘남자 박근혜 대통령’이 된다”고 말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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