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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하면서도 다른, 신카이 마코토 vs 호소다 마모루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514호 13면

일본에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뒤를 잇는 차세대 애니메이션 거장으로 자주 거론되는 인물이 신카이 감독과 호소다 마모루(細田守·50·위 오른쪽 사진) 감독이다. 호소다 감독은 ‘시간을 달리는 소녀’(2006), ‘썸머 워즈’(2009), ‘늑대 아이’(2012), ‘괴물의 아이’(2015) 등으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두 사람의 작품 스타일은 비슷한 듯하면서도 다르다. 신카이 감독이 1인 제작 방식으로 골방에서 자신만의 애니메이션 세계를 완성한 감독이라면, 호소다 감독은 도에이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지브리 등 일본을 대표하는 대형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일하며 경력을 쌓아나갔다.


두 사람 다 일상적인 순간에 초점을 맞춘 감성적인 판타지물을 만든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신카이 감독이 배경을 공들여 만드는 데 비해 호소다 감독은 매력적인 캐릭터에 집중하는 편이다. 호소다 감독은 명암 표현이 절제된 인물 이미지를 그리는 것으로 유명한데 “캐릭터의 얼굴이나 몸에 그림자가 없는 편이 인물의 표정이나 성격을 더 생생하게 드러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신카이 감독이 뮤직비디오 같은 화면과 시적인 대사로 주제를 전한다면, 호소다 감독은 보다 기승전결이 확실한 서사로 작품의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한다. 일상의 곤경을 피하기 위해 시간 이동을 하는 소녀(‘시간을 달리는 소녀’), 늑대 인간 남매를 키우는 엄마의 이야기(‘늑대 아이’), 괴물과 인간 소년의 만남(‘괴물의 아이’) 등을 소재로 연대의 중요성, 성장하는 인간 등의 주제를 유머러스하게 드러냈다. 그중 ‘괴물의 아이’는 일본에서만 450만 관객을 동원, 흥행에도 성공을 거뒀다.


두 사람은 경쟁자이기도 하지만 서로의 장점을 받아들이며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이기도 하다. 신카이 감독은 ‘너의 이름은.’ 개봉 당시 “주인공 미쓰하의 집을 따뜻하게 표현하고 싶었는데, ‘시간을 달리는 소녀’ 주인공 마코토의 집이 너무 맘에 들어 참고해 그렸다”고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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