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귀국 "한몸 불사를 각오로 국민 통합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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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2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국민 대통합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며 “이제는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치교체를 이뤄내야 한다”고 밝혔다.

각종 의혹엔 "양심 부끄러운일 한적 없다"

반 전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귀국기념 기자회견에서 “현재 우리 사회는 그야말로 총체적 난관이다. 부의 양극화와 이념·지역·세대간 갈등을 끝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유엔 사무총장 직무 경험에 대해 “그간 쌓아온 국제적 경험과 식견을 어떻게 나라를 위해 활용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성찰하고 고뇌해 왔다”며 “많은 분들이 제게 '권력 의지'가 있느냐고 묻는다. 그분들이 말씀하시는 '권력 의지'가 오로지 국민을 위해 몸을 불사를 용기가 있느냐면 얼마든지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권을 누가 잡는가가 무엇이 그렇게 중요한가. 우리는 대한민국 한나라, 한민족”이라며 "이제 정치지도자들도 사회분열을 어떻게 치유할지 해법을 찾아야 한다.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치교체가 이뤄져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반 전 총장은 최근 정치 상황에 대해 "광장의 민심이 만들어낸 기적,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하나가 됐던 '좋은 국민'을 역사는 기억할 것"이라며 "광장에서 표출된 국민의 여망을 결코 잊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권 안팎에서 그의 귀국을 앞두고 제기된 '박연차 회장 23만달러 수수설' 등 각종 의혹에 대해 “지난 50년간 대한민국에서, 그리고 UN에서 공직자로 일하는 가운데 양심에 부끄러운일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명백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 공식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내일부터 국민 여러분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기회를 가진 뒤 겸허한 마음으로 사심없는 결정을 하겠다”며 확답을 하지 않았다. 대신 반 전 총장은 “그 결정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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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인천공항에는 수백명의 환영인파와 취재진 등이 몰리면서 인산인해를 이뤘다. 반 전 총장의 지지자들은 '수고하셨습니다 평화의 사도 반기문 총장님' '바른 나라를 만들어주세요'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반 전 총장의 귀국을 환호했다.

반 총장은 자신을 찾아온 지지자들에게 "이렇게 많이 참석하고 따뜻하게 환영해주신 감동 잊지 않겠다"며 "보여주신 은혜를 꼭 국가의 발전과 민족의 발전을 위해 바치겠다"고 말했다.

발언을 마친 반 총장은 이날 한복을 입은 화동에게 환영 꽃다발을 전달받은 뒤 공항철도를 이용해 서울역으로 이동했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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